서울에서는 다주택비율이 높을수록 오히려 아파트값 상승폭이 줄어들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주택 보유 억제가 집값 안정에 절대적이라는 정부 기조와 정면 배치돼 눈길을 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아파트가격 상승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29일 밝혔다.
이는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이 1가구 1주택 정책에서 시장경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주택 유통물량이 부족해 집값과 임차료가 동시에 상승했던 과거 사례와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주산연 연구에 따르면 서울 내에서 다주택 비율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주택수급이나 경제성장률 등 다른 요인보다도 더 컸다.
수도권 내에서도 다주택비율이 높아질 수록 집값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전국 단위에서는 해당 주장이 유효하지 않아서 부동산 매매시장을 규모별로 분석해 보아야 한다는 한계도 인정했다. 주산연 관계자는 "계약자유와 잦은 경기변동으로 불안정적인 주택수급 특성을 갖는 시장경제 체제에서 1가구 1주택 정책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했다.
주택가격 영향변수별 상관계수[자료제공 = 주택산업연구원]
아울러 주산연은 수급지수가 아파트값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수급지수 다음으로 영향이 높은 요인으로는 '경제성장률'이 꼽혔고, 주택담보대출 증가율과 금리 변화가 뒤이었다. 이는 특정연도 주택 공급은 아파트 분양물량으로, 수요 증가분은 "특정연도의 30세 진입인구에서 사망인구를 뺀 주택시장활동인구 순증분"으로 아파트 수급지수를 추정한 결과다.국토부 주장과 다르게 금리 변화는 가장 미미한 영향 요인으로 꼽혔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에서 변 후보자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주택 공급을 많이 했지만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와 전세가격 상승, 가구 분화, 투기수요 이동 등으로 집값 상승이 이어져 젊은 층의 내집 마련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산연은 이를 바탕으로 내년 서울 평균 집값과 전셋값이 각각 1.5%, 3.6% 상승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수도권은 집값과 전셋값이 각각 1.4%, 3.3%씩 오른다고 내다봤다.
주산연 관계자는 "누적된 공급부족 상황에 대한 개선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정부의 규제강화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세시장 불안 등으로 매매가격과 전월세 가격은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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