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스물스물] 수천만원 날린 대학 총학 후보들
입력 2020-12-28 11:37 

선거 부정, 투표율 미달 등으로 주요 대학들의 총학생회 수립이 무산된 가운데, 총학생회 구성에 실패한 학생 후보자들이 선거 비용으로 수 천 만원을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대학가에 따르면 연세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선거본부 'Maker'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 누적으로 선본 자격이 박탈됐다. 정책자료집 내 허위사실 작성, 선관위 지시 불이행, 입후보 구비서류 미비 등이 이유였다. 고려대 총학 선거는 단독 선본이 출마했으나 본선거에 이어 2차 재선거도 투표율이 33.3%를 넘지 못해 무산됐다.
총학 구성에 실패하며 후보로 나선 학생들은 거액의 선거비용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 선거에는 식비, 숙박비, 물품구매비 등으로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데 통상 이를 정부호와 부후보가 나눠서 충당하기 때문이다. 2010년대에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김성남(가명·27) 씨는 "선거비용을 아끼려 노력해도 100명 이상의 사람을 동원하다 보니 1000만원 정도는 훌쩍 넘게 된다"며 "투표율 저조 등으로 당선이 안되면 말짱 도루묵"이라고 밝혔다.
6일 연세대는 또 다른 선본인 'Switch'가 총학생회장단으로 취임했다. 고려대는 내년 3월 3차 재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악화되는 취업난에 코로나19 사태로 총학에 대한 관심이 식으며 총학 선거 자체가 시행되지 않는 학교도 발생하고 있다. 올해 서울대, 한양대, 한국외대는 후보 미등록으로 선거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대 총학 선거에 후보가 나오지 않은 것은 개교 이래 처음이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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