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울 은평 뉴타운…보상도 안하고 철거
입력 2009-06-25 09:27  | 수정 2009-06-25 09:27
【 앵커멘트 】
은평뉴타운으로 조성 중인 기자촌에서는 요즘 철거 작업이 한창입니다.
아직 보상을 마치지 못한 50여 세대가 남아있지만, 멀쩡한 집을 훼손하는 일이 빈번하게 나타나면서 주민들은 하루하루가 불안합니다.
헬로티비 구경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기자촌에서 보상가 협의를 끝내지 못하고 쓸쓸히 집터를 지키고 있는 이종식씨는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외출했다 돌아와 보니 집 담벼락이 무너져 있던 것.

만약 집에 있는 상황에서 담장에 이어 집 외벽까지 무너졌더라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뻔했습니다.

▶ 인터뷰 : 이종식 / 기자촌 주민
- "도저히 살 재주가 없는 거지. 그렇잖아도 불안해서 이사해있고 여기서 잠만 자는 실정인데...(현재 거처는 어떻게) 거처는 지금 아들 집에 의존하고 있어요. "

▶ 스탠딩 : 구경근 / 헬로티비 기자
- "보상이 끝나지 않은 집 담이 무너진 곳입니다. SH공사는 주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자 시공업체와 협의한 뒤 바로 장비를 철수시켰습니다."

이런 일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담이 무너지거나 토사가 집으로 흘러들어온 곳은 보상이 끝나지 않은 50여 세대 중 여섯 가구.

▶ 인터뷰 : 김선동 / 기자촌 주민위원장
- "이건 완전히 겁주는 밖에 안된다. 지금 밑의 집은 철거를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협의 안 한 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는 집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집은 그냥 내버려두고 꼭 협의를 안 한 집 옆집을 헐면서 피해를 주는... "

SH공사 측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공사는 철거 업체의 작은 실수로 일이 발생했다며 책임을 넘겼고, 거주자와 원만히 합의했다고 사실을 일축했습니다.

SH공사는 다음 달 중 행정 대집행 계획을 수립해 10월까지 기자촌 철거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보상가 협의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 불거진 SH공사의 행태에 주거권 침해가 벌어지고 있다는 주민들은 가시 방석 같은 내 집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습니다.

헬로티비뉴스 구경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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