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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결산-키워드②] 방탄소년단(BTS)
입력 2020-12-24 07:00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든 방탄소년단(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 사진|스타투데이DB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다겸 기자]
2020년 연예계는 언택트(비대면) 시대였다. 연초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 여파로 가요, 영화, 방송, 공연계 전반은 꽁꽁 얼어붙었다. 하지만 혹독한 보릿고개 속에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오는 사건들로 연일 뜨거웠다. 2020년의 끝자락에서, 올 한해 연예계를 장식한 크고 작은 사건들을 스타투데이 기자들이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2020년은 그룹 방탄소년단(BTS,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의 한 해였다. 이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지고 예정된 월드투어가 연기되는 악재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전 세계인들에게 디스코 팝 장르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활력을 전했고,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삶은 계속된다”라는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러한 방탄소년단의 마음은 전 세계 팬들에게 전해져 음원 차트에서 역대급 성적을 냈다. 연말을 맞아, 올 한 해 한국 대중가요사에서 방탄소년단이 이룬 기록을 정리해 봤다.
방탄소년단은 美 빌보드 양대 차트인 ‘빌보드 200과 ‘핫 100 1위를 차지하며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새로 썼다. 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빌보드 200 이어 ‘핫 100 1위...美 빌보드 양대 차트 석권
방탄소년단은 지난 2월 발매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고, 타이틀곡 ‘온(ON)은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4위에 올랐다. 이전까지 한국 최고 기록은 2012년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핫 100 2위에 오른 싸이의 ‘강남스타일이었다.
이어 8월 발매한 데뷔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로는 ‘핫 100 1위에 등극하며 역사를 새로 썼다. ‘핫 100은 스트리밍 실적과 음원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매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 순위를 집계하는 차트다. 빌보드 200에 비해 비영어권 가수들이 뚫기 어려운 차트로 꼽혀 그 의미를 더한다.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를 이 차트 1위에 올리며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과 ‘핫 100을 석권한 최초의 한국 가수가 됐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피처링에 참여했던 제이슨 데룰로의 '새비지 러브(Savage Love (Laxed – Siren Beat)' 리믹스 버전으로 빌보드 ‘핫 100 첫 1위에 올랐다. 더 놀라운 일도 이어졌다. 지난달 발매한 미니 앨범 ‘BE(Deluxe Edition)의 타이틀곡이자, 한글 가사로 이뤄진 ‘라이프 고즈 온으로 다시 '핫 100' 1위를 차지한 것.
앞서 발매한 ‘다이너마이트가 영어 싱글, ‘새비지 러브가 피처링 곡이라는 점에서 한글 가사 위주의 ‘라이프 고스 온의 1위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빌보드 역시 한글 가사 위주의 노래가 1위에 오른 것은 빌보드 차트 62년 역사상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그룹 비지스(Bee Gees)가 2개월 3주에 걸쳐 3곡으로 '핫 100' 1위를 한 이래 42년 만에 최단기간에 3곡을 ‘핫 100 정상에 올린 가수로 이름을 올렸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 이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도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방탄소년단. 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 남은 건 ‘그래미 뿐...美 3대 음악 시상식 정복하나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방탄소년단은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그래미 어워드)에서도 주목받았다.
먼저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월 열린 ‘2020 빌보드 뮤직 어워드(Billboard Music Awards)에서 ‘톱 듀오/그룹(Top Duo/Group)과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톱 듀오/그룹에서의 수상은 불발됐지만, ‘톱 소셜 아티스트 수상자로 선정되며 이 부문에서 4년 연속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시간 화상 연결을 통해 시상식에 참석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의 주인공으로 호명된 뒤 4년 연속으로 상을 받아서 기쁘다.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에 정말 감사하다. 아미와 BTS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다”라고 팬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이어 11월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에서는 후보에 오른 '팝/록(Pop/Rock) 장르 페이보릿 듀오/그룹(Favorite Duo/Group)'과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Favorite Social Artist)' 부문에서 수상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은 이 자리에서 11월 20일 발매된 새 앨범 'BE (Deluxe Edition)'의 타이틀곡 '라이프 고즈 온' 무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미국의 권위 있는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컴백 무대를 선보이며 세계적 영향력을 입증한 것이다.
이제 방탄소년단이 정복할 마지막 시상식은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다. 지난달 제63회 그래미 어워드 최종 후보가 공개된 가운데,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로 ‘베스트 Pop Duo/Group Performance(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국내 클래식이나 국악 관계자가 그래미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한 적은 있었지만, 한국 대중가수가 후보로 이름을 올린 건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특히 해당 부문에 아시아권 가수가 이름을 올린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팝 역사에 남다른 성과로 남게 됐다. 내년 1월 31일 개최되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이 낭보를 전하며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중문화예술인의 입영 연기를 이끌어 낸 방탄소년단. 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 병역법 개정까지 이뤄낸 ‘방탄소년단 파워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거쳐야 하는 필수 관문이 있다. 바로 병역이다. 방탄소년단도 이 의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맏형인 진(본명 김석진, 28)은 1992년 12월생으로 원래대로라면 내년 말까지 군 입대 연기가 가능한 상태였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열풍을 일으키며 최정상에 오른 시기에 입대를 해야 하는 것.
하지만 지난 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군 징집·소집을 연기할 수 있는 대상에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를 포함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만 30세까지 입영 연기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부는 문화·훈포장을 받은 대중문화예술인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을 받으면 만 30세까지 입대를 늦출 수 있도록 대통령령 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다. 병역법 일부 개정안은 22일 공포됐고,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8년 10월 한류와 우리말 확산의 공로를 인정받아 화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방탄소년단 멤버 중 맏형 진이 병역 연기 가능 첫 대상이 된다. 개정안에 따라 입영을 연기할 경우 2023년 말까지 활동이 가능하다. 만 2년을 꼬박 채워 활동이 가능한 셈이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예술인의 경우 정부가 지정한 국제 콩쿠르에서 1~2위 이상 입상하거나 국악 등 국내 예술대회 1위를 차지하게 되면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순수 예술인에만 특례 대상자를 한정했기 때문에 방탄소년단 등 대중음악 종사자들이 배제된다는 점에서 그간 형평성 논란이 이어져 왔다.
병역법 개정은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 최초의 빌보드 '핫 100' 1위에 이어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트 등 방탄소년단의 해외 음악시장에서 이뤄낸 성과가 어느 국제 콩쿠르에 뒤지지 않는 정도의 국위선양에 해당한다는 사회적 합의 속에서 이뤄진 결과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trdk0114@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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