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논문표절` 홍진영, 김혜수·김미화보다 시선 곱지 않은 이유는
입력 2020-12-23 16:45  | 수정 2020-12-23 17:02

조선대학교가 가수 홍진영의 석사 논문을 표절로 최종 판단했다.
조선대 대학원위원회는 23일 "홍진영 논문을 표절로 최종 판정하고 이에 따라 학위 취소를 위한 행정조치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석사 논문이 표절로 판단됨에 따라 박사학위도 취소할 계획이다.
조선대 관계자는 "위원회의 판단을 총장이 최종 승인하면 석사 논문과 박사학위도 취소된다"고 설명했다.
홍진영의 석사 논문 표절 의혹 제기는 지난달 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민일보는 홍진영의 석사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그의 논문을 표절 심의 사이트 '카피킬러'로 검사한 결과 표절율이 74%였다.
홍진영은 이에 대해 "석사 논문 심사를 받았던 때는 2009년으로 당시 논문 심사에서는 인용 내용과 참고 문헌 등 주석을 많이 다는 추세였고 많은 인용이 있어야 논문 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해가 있을 수 있으나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고 심사 교수님의 의견을 전달 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상황은 더 악화했다. 홍진영이 재학했던 조선대 무역학과에서 그를 가르쳤던 교수가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양심고백을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홍진영의 아버지 홍금우 교수가 거론됐고 '아빠찬스' 논란까지 제기됐다.
결국 홍진영은 지난달 6일 "당시 관례로 여겨졌던 것들이 지금에 와서 단지 몇 %라는 수치로 판가름되니 제가 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보일 수밖에 없어 답답하고 속상할 뿐"이라며 "이 또한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하니 제게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다. 과한 욕심을 부린 것 같다"는 입장을 내며 학위를 반납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학위 반납'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며 철저한 검증을 통해 '학위 취소'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조선대학교 측은 11월 9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그리고 지난 15일 조선대 대학연구윤리원 산하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최근 홍진영의 석사 논문에 대해 표절로 판단했다.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대학원위원회에 공문으로 전달했다.
상황이 이렇게 몰리자 홍진영은 지난 18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신곡으로 컴백하는 날 논문 표절 기사가 터졌고, 무슨 말을 해야할지 겁이 났고 머릿속이 하얘졌다"며 "그때까지도 저는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 '교수님이 문제 없다고 했는데' '학위로 강의할 것도 아닌데'라는 식으로 합리화하기에 급급했다. 제가 살아온 모든 것이 거짓으로 비춰질까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많이 늦었고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어 펜을 들었다"고 사과했다.
그는 또 "학위를 반납하면 넘어가 주시지 않을까, 혹시 그만 용서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도 했다. 그래서 관례라는 표현을 썼다.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라며 "조선대학교 측의 표절 잠정 결론을 받아들이고 가슴 깊이 뉘우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과거에도 배우 김혜수나 방송인 김미화 등도 논문 표절 및 학위 취득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김혜수는 지난 2001년 성균관대 언론대학원에서 받은 석사학위 논문 '연기자의 커뮤니케이션 행위에 관한 연구'가 2013년 표절 논란에 휘말리자 이를 반납하고 고개 숙였다. 김미화 역시 2011년 성균관대 언론대학원에서 받은 석사 학위 논문 '연예인 평판이 방송 연출자의 진행자 선정에 미치는 영향'이 일부 표절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혜수는 드라마 '직장의 신' 촬영 중으로 하차 뜻을 밝혔다고 주변의 만류로 작품을 마쳤다.
결국 김혜수는 2013년 3월 25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 '직장의 신' 제작 발표회가 시작되기 전 취재진 앞에 서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다.
시사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던 김미화도 "논란에 책임지겠다"며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반면 홍진영은 논문 표절 논란 진행중에도 방송 활동을 하는 등 책임지는 모습이 부족했다. 음악 순위 프로그램 무대에 오르기도 했고 SBS 주말예능 '미운우리새끼'도 나왔다. 사태가 한창 진행된 후에야 방송에서 빠졌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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