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핫이슈] 변창흠이 국회 인사청문회에 가져와야 하는 두 개의 방패
입력 2020-12-23 09:37  | 수정 2020-12-30 10:06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23일 열린다. 각종 의혹과 막말 논란, 집값 안정을 위한 복안 등 청문회에서 공방이 벌어질 이슈가 많아 관심이 높다. 여당 의원들은 변 후보자를 비호할 가능성이 있지만 야당의 공세는 매서울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변 후보자에 대해 "국민의 분노와 짜증을 유발한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을 정도다. 변 후보자가 야당의 질문 공세를 돌파하려면 두 개의 방패가 필요하다. 하나의 방패로는 반시장 부동산 정책의 맹점을 지적하는 날카로운 창을 막아야 하고 다른 하나로는 변 후보자 개인의 과거 발언과 부적절한 행동을 질타할 창을 방어해야 한다.
그가 지금까지 밝힌 부동산 정책은 김현미 장관과 대동소이하다는 점에서 허점이 많다. 무엇보다 24차례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으나 모두 실패한 김 장관의 정책을 어떻게 방어할지가 관건이다. 지금의 정책 기조를 이어가려면 실패가 아니었다는 논리가 필요하다. 타당성과 신뢰성을 주는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하면 불신이 더 커질 것이다. 그가 준비한 방패는 여지없이 깨질 것이고 그것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그에 대해 자격 미달이라는 판단을 내릴 것이다. 반시장이 아닌 시장을 압도하는 정책만이 그가 직면한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다.
두 번째 방패는 더 단단해야 한다. 그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재직할 때 고위직으로 채용된 외부 인사들을 동문과 지인으로 채웠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가장 먼저 지원서를 제출해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산재 사고로 목숨을 잃은 청년에 대한 막말 논란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진정한 사과가 있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22일 정의당 농성장을 찾아가 한 사과는 역효과만 불렀다. 과도한 법인카드 사용과 일감 몰아주기, 자녀 인턴 문제 등 확인해야 할 의혹이 한둘이 아니다. 야당의 파상적인 공격이 예상되는데 그가 준비한 방패가 잘 막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두 개의 방패가 제대로 역할을 못하면 정의당은 그를 '데스노트'에 올릴 가능성이 높다.
[장박원 논설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