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동성 위기' 쌍용차, 11년만에 또 기업회생 절차 신청
입력 2020-12-21 17:29  | 수정 2020-12-28 18:03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쌍용차가 결국 오늘(21일) 법원에 법인 회생 절차를 신청했습니다.

15분기 연속 적자로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 1천650억 원을 갚지 못하게 된 데 따른 것입니다.

쌍용차는 이날 이사회를 통해 회생절차 신청을 결의한 뒤 오후 3시쯤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 신청서와 함께 회사재산보전처분 신청서, 포괄적금지명령 신청서,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결정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은 회생법원 회생 1부에 배당됐습니다.


쌍용차의 기업 회생 신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극심한 경영난으로 2009년 1월 기업 회생을 신청한지 11년여만입니다.

쌍용차는 산업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900억 원을 만기 연장일인 이날까지 결국 상환하지 못했습니다. 이날 만기가 돌아온 우리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150억 원(3분기 기준)도 원리금 상환에 실패했습니다.

이에 따라 외국계 금융기관 연체액 600억 원을 포함해 쌍용차의 연체 원리금은 총 1천650억 원 규모가 됐습니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 15일 JP모건,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대출 원리금 상환을 연체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쌍용차는 "해당 금융기관과의 만기연장을 협의해 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등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를 상환할 경우 사업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최근 출시된 올 뉴 렉스턴의 선방에도 쌍용차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쌍용차의 자본 잠식률은 3분기 연결 기준 86.9%입니다. 작년 말(46.2%)과 비교해도 크게 늘었습니다.


올해 1∼11월 쌍용차의 판매량은 9만6천825대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0.8% 감소했습니다. 내수는 7만9천439대로 작년 동기 대비 18.3% 감소했고, 수출은 1만7천386대로 30.7% 급감했습니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 분기 보고서와 반기보고서에 이어 3분기 분기보고서까지 세 차례 연속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상태입니다.

삼정회계법인은 분기보고서에서 "3천90억원의 영업손실과 3천48억원의 분기순손실이 발생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천357억원 초과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를 대신할 새 투자자 찾기도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계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오토모티브가 관심을 보여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힌드라는 지난달 10일 실적 발표에서 "쌍용차에 더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마힌드라는 새 투자자를 찾으면 현재 75%인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낮춰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쌍용차는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 적용도 함께 신청했다고 공시했습니다. ARS 프로그램은 법원이 채권자의 의사를 확인한 뒤 회생절차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연기해 주는 제도입니다.

법원의 회사재산보전처분과 포괄적금지명령을 통해 회사는 종전처럼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하고 회생절차 개시결정 보류기간에 이해관계자 합의로 회생절차신청을 취하해 회사가 정상 기업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으로, 쌍용차는 회생절차 개시 전 유동성 문제를 조기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쌍용차는 당분간 대출원리금 등의 상환부담에서 벗어나 회생절차개시 보류기간 채권자, 대주주 등과 이해관계 조정에 합의하고, 현재 진행 중인 투자자(HAAH오토모티브)와의 협상도 마무리해 조기에 법원에 회생절차 취하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마힌드라 측도 "ARS 기간 대주주로서 책임감을 갖고 이해관계자와의 협상 조기타결을 통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쌍용차는 긴급 회의를 통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전체 임원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쌍용차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쌍용차 문제로 협력사와 영업네트워크, 금융기관,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매우 송구스럽다"며 "더 탄탄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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