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투자프레임 4.0] `1등주 사이클` 내년 상반기에 온다
입력 2020-12-21 17:12  | 수정 2020-12-21 21:01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주가 상승세가 코스피의 사상 최고가를 만들었다.
경기 회복 기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회복은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나타났고, 사상 최대 실적 예상은 사상 최고 주가를 만들었다.
또 포스코 주가는 지난 11월 초 이후 12월 중순까지 무려 30% 넘게 상승했고, 한국조선해양(옛 현대중공업)은 무려 38.2% 오르며 지수보다 16.0%포인트 더 상승했다.
특이한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1등 기업, 소위 '블루칩'들의 실적 추정치 상승 폭도 주가 상승률만큼이나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1개월간 주요 기업의 이익 추정치 변화를 보면 현대차는 11.7%, 포스코는 12.6%, 한국조선해양은 14.7%, 롯데케미칼은 50.0%나 된다.

백신 개발과 보급이 현실화되고 2021년 경기 회복의 기대가 커지면서 우량 기업의 차별적인 이익 추정치 상향은 한국 제조업 1등 기업의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거기에 외국인 매수세까지 겹치면서 강한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1등주에 장기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자본주의 경기 순환 논리에 있다. 경기는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 불경기에는 수요 감소로 공급도 줄어든다. 결국 수요 감소에 따라 5등 기업, 4등 기업, 3등 기업이 어려워지고, 심지어 일부 기업은 문을 닫는다.
불경기 이후에 각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수요는 다시 살아나게 되지만, 공급 축소 이후 1등 기업은 늘어난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과거보다 몇 배 더 많은 이익을 내기도 한다. 외환위기 이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항상 1등 기업은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번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 역시 구조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과 생산 감소는 전 세계적으로 제품 재고를 감소시켰다. 미국은 올해 2분기까지 기업 재고가 지속적으로 줄었으며, 유로존 제조업의 중심인 독일은 3분기까지도 재고 투자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백신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글로벌 경기가 정상화되기 시작하고, 연말 특수 효과까지 동반되면서 미국에서는 도·소매 재고를 중심으로 재고 확충 수요가 시작되고 있는 양상이다. 재고 순환의 사이클상으로 볼 때 내년 상반기까지는 재고를 비축하는 소위 '리스토킹(Re-stocking)'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제조업 재고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매번 경기 회복 초기에 그렇듯이 2021년 상반기에는 1등주 사이클의 도래가 예상된다. 현재는 한국 제조업 1등 기업들의 전반적인 이익 추정치 상향 추세가 시작된 시점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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