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카라' 멤버 구하라 씨 재산 분할 소송에서 법원이 홀로 양육한 아버지의 기여분을 인정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오늘(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가정법원 가사2부(남해광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고인의 오빠 구호인 씨가 친모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 소송에서 구 씨의 청구를 일부 인용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구하라 유족의 기여분을 20%로 정하고 친부와 친모가 6 대 4 비율로 유산을 분할하라고 주문했습니다.
현행 민법상 배우자나 자녀가 없는 상태에서 숨진 구씨가 남긴 재산은 부모가 별다른 제약 없이 절반씩 상속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호인 씨는 친부의 동의를 얻어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고 인연을 끊고 살던 친모는 상속 자격이 없다는 취지로 소송을 냈습니다.
구 씨 유족들은 이전보다는 진일보한 판결이지만 항소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구호인 씨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에스 노종언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홀로 자식을 양육했더라도 법원이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는 판례가 주류였다"며 "기여분을 인정한 이번 판단은 구하라법이 아직 통과되지 않은 현행 법체계 하에서 기존보다 진일보한 판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노 변호사는 친부가 12년 동안 홀로 양육 책임을 다했고 친모가 구하라 씨를 만나려고 시도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법원이 아버지의 기여분을 인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모는 이혼하더라도 미성년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아버지가 A씨 도움 없이 혼자 아이들을 키운 것은 단순히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 이행의 일환으로만 볼 수 없고 기여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 의무는 단순히 부모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만이 아닌 자녀의 신체적·정신적 발달을 위해 애쓰는 것을 포함한다며 고인이가 일찍 가수 활동을 시작해 친부가 양육 비용을 많이 부담하지 않았더라도 고인을 특별히 양육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노 변호사는 "안타까운 점은 법원이 이런 사정을 존중한다고 해도 구하라법 개정 없이는 자식을 버린 부모의 상속권을 완전히 상실시키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며 "구하라법 통과를 위한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구 씨가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이후 구씨 친부는 아들 구호인 씨에게 상속분과 기여분을 양도했습니다.
그러나 구하라 씨가 9살 무렵 집을 떠난 친모가 부동산 매각 대금 절반을 요구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구호인 씨는 부양의무를 저버린 부모에게는 자녀 재산 상속을 제한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법 청원을 올렸고 승소하면 동생과 같이 어려운 상황의 아이들을 돕기 위한 재단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