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단계 없이 확산세 꺾어야"…여전히 선 긋는 정부
입력 2020-12-21 06:59  | 수정 2020-12-21 07:23
【 앵커멘트 】
상황이 이렇다 보니, 3단계 격상과 관련해 정부의 고민은 더 깊어지게 됐는데요.
길기범 기자와 코로나19 관련 뉴스 더 살펴보겠습니다.


【 질문1 】
길 기자. 어제 오후 정세균 총리 주재로 중대본 회의가 열렸습니다. 3단계 조치에 대한 결정이 나왔을까요?


【 답변1 】
정부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없이 지금 수준에서 확산세를 꺾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검사 건수가 평일보다 2만 건 가까이 줄었는데도, 어제는 0시 기준 역대 최다 확진자가 나온 상황입니다.

지난 한 주간 60대 이상 감염자가 하루 평균 313명이나 된다는 점도 큰 문제입니다.


【 질문1-1 】
3단계 격상을 고민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경제적 피해 때문이겠죠?


【 답변1-1 】
그렇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자영업자들도 차라리 3단계로 격상해서 빨리 잡았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를 의식한 듯 박능후 장관은 "많은 분들이 3단계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박능후 / 보건복지부 장관
- "예컨대 서비스뿐만 아니라 생산을 하는 제조업 분야도 일정 부분 멈추는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그것은 대단히 우리 경제에 파급효과가 크고 피할 수만 있다면 반드시 피해야 되는…."

결국 정부는 시민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큰 경제 피해가 다가올 수 있는 만큼 3단계는 피할 수 있다면 피해야 하는 '최후의 보루'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질문2 】
전문가들은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상황인데요. 지금 상태로 확산세 잡을 수 있을까요?


【 답변2 】
전문가들은 효과를 보려면 적절한 시기에 격상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애초 정부는 수도권 2.5단계 효과도 볼 수 있을 걸로 예상했습니다.

수도권에서 2.5단계 상향이 이뤄진 게 지난 8일이고, 거리두기 효과는 통상 7~10일 뒤에 나타납니다.

그런데 지난주 확산세가 꺾이기는커녕 1천 명대 기록했고, 특히 수도권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시기를 놓친 거리두기는, 경제적 피해는 그대로 보면서 방역 효과는 미미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질문3 】
사실 수도권은 2.5단계까지 올라간 상황이잖아요. 나름 여러 조치를 했지만,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 답변3 】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숨은 감염자'가 꼽힙니다.

방역 당국은 지난주부터 수도권에 임시 선별검사소를 설치해 누구든 익명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현재까지 16만 명이 넘게 검사를 받았고, 이 중 38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즉, 지역사회에서 감염을 전파시켰을 '숨은 감염자' 385명을 선제적으로 찾아낸 겁니다.

정 총리는 수도권 외 전국 주요 도시에도 임시 진료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지시했고요.

당장 부산에서는 오늘부터 임시검사소 운영이 시작됩니다.


【 질문4 】
그런데 숨은감염자 수치가 예상보다 높다던데요?


【 답변4 】
네. 이 수치가 심상치 않은데요.

당초 서울시는 인구 1만 명당 확진자 1명이 나올 걸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수치를 단순 계산하면 1만 명당 확진자는 약 23.6명입니다.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숨은 감염자들이 코로나19를 전파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익명검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확산 전에 이들을 찾아낼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 질문5 】
이대로라면 2천 명대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가능한 얘긴가요?


【 답변5 】
현재 감염재생산지수는 1.2를 조금 웃도는 상황인데요.

감염자 1명이 1.2명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하고 있다는 의미로, 확산세가 잡히려면 이 수치가 1 아래로 떨어져야 합니다.

게다가 K-방역의 핵심은 동선 파악을 통해 확진자를 선제적으로 찾아내는 건데, 1천 명대 확진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백순영 /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
- "지금 1천 명인데 2천 명에 대한 역학조사 다 못하잖아요. 1.2에서 1.3 정도인데. 이게 4~5일 지나면 이 숫자대로 늘어나는 거라 1,200~1,300명 정도는 나올 거고, 4~5일 지나면 2천 명 올라가는 거니까. 이거로는 못 견딘다는 거죠."


【 질문6 】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병상, 의료진 부족 문제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정세균 총리가 의대생 구제 가능성을 언급했다고요?


【 답변6 】
네 정세균 총리가 어제 오전 한 방송에 출연해 국가고시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을 구제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정 총리는 "국민 여론 때문에 굉장히 신중했는데, 여론도 좀 바뀌는 것 같다"며

"조만간 정부가 현실적인 여러 상황을 고려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 앵커 】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다 기록을 나타내면서 불안감이 더 큰 상황인데요.
다가오는 성탄절과 연말은 물론 새해까지 이번 만큼은 분위기보다 방역수칙을 지키며 안전하게 보내는게 우선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길기범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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