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앱 터치 몇번이면 취향 파악…옷 넘어 액자·양초까지 추천
입력 2020-12-20 14:09 
패션앱 에이블리 강석훈 대표 [이승환 기자]

"이르면 연내 최신 업데이트를 실시한 개인화(Personalization) 알고리즘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내년엔 애플리케이션 화면 배치 및 콘텐츠 등 모든 요소를 개인화한 온라인 쇼핑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는 개인 취향에 맞춘 여성 의류와 홈데코레이션 아이템 등을 추천한다. 2018년 초 론칭해 앱 누적 다운로드 수 1700만 회, 월 평균 방문자 수(MAU) 390만 명을 기록중이다. 유명 쇼핑몰, 개인 판매자 등 약 1만2000곳의 셀러들이 입점해 매일 5000개 가량의 '신상'을 선보인다. 올해 거래액은 지난해보다 약 270% 증가한 4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에이블리의 경쟁력과 비전을 들어보기 위해 최근 역삼동 본사에서 강석훈 대표를 만났다.
그는 에이블리의 장점을 '어떤 연령대의 고객이 방문하더라도 취향에 맞는 옷을 골라 추천할 수 있는 기술'로 꼽았다. 모바일 데이터 전문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에이블리는 10대~50대 고객층에서 월 사용자 수 1~2위를 기록했다. 그는 "머신러닝 기술이 반복 학습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찾아내 추천한다"며 "앱을 처음 방문한 고객이라도 몇 번의 '터치'만 확인하면 선호하는 스타일을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제품 추천은 여러 패션 플랫폼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에이블리는 '개인화'에 관한 노하우와 축적된 데이터를 차별점으로 강조한다. 그는 "10년 전 처음 창업 때부터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선보였고 에이블리를 론칭할 당시 이를 가장 염두에 뒀다"며 "어떤 고객이 어떤 상품을 좋아했다는 내용 등 500만 명 회원들에 대해 2억 개 정도의 데이터를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왓챠'의 공동창업자다. 당시 왓챠에서 시도했던 개인화 개념은 에이블리에 그대로 전해져 서비스의 근간이 됐다.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제공받은 개인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는 2번의 업데이트를 거쳐 자체 알고리즘을 만들었고 이르면 이달 중 3번 업데이트를 거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지금까지는 고객의 마지막 선택을 중요 근거로 삼았는데 새로 선보일 알고리즘은 전체 취향을 고려해 정확도를 높였다"며 "데이터 응용성이 높아져 완전한 개인화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완전 개인화 서비스가 도입되면 고객은 쇼핑몰 인터페이스부터 상품 구성, 추천 제품, 이벤트, 후기 등 모든 것을 본인을 위한 맞춤형으로 접하게 된다.

에이블리의 또 다른 특징은 판매자에게도 손쉬운 창업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에이블리는 앱스토어나 유튜브처럼 누구나 쉽게 들어와 창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에이블리의 '파트너스 서비스'는 동대문 시장 DB를 바탕으로 사입, 물류, 배송, CS 등 모든 것을 대행한다. 그는 "에이블리에서 제품을 판매하길 원하는 사람은 상품 정보와 사진 한 장만 업로드하면 된다"며 "나머지 모든 작업은 에이블리가 맡으며 매출의 10%를 수수료로 판매자에 제공한다"고 말했다.
에이블리는 올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기업가치 1000억 원, 1조원 미만의 '예비유니콘' 기업에 포함됐다. 벤처캐피털과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을 통해 지금까지 총 440억 원을 투자받았다. 조직 부문별 리더와 시니어 개발자의 경우 왓챠, 여기어때, 카카오뱅키, 넥슨, 우아한 형제들 등 유명 기업 출신의 인력들을 적극 채용했다. 국내 서비스 정착과 함께 해외진출도 추진한다. 그는 "내달부터 일본에서 일본판 에이블리 앱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내년 중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에이블리는 고객들이 삶 전반에서 자신의 취향을 마음껏 표현하도록 돕는 '라이프스타일 스타일리스트'를 지향한다. 올 하반기 처음 선보인 홈데코레이션, 핸드메이드 등 제품 비중도 앞으로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고객의 취향을 파악해 패션은 물론 가구, 인테리어, 화장품까지 추천하는 '넥스트 커머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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