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계 원로 인사이자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작가로 유명한 홍세화씨가 586민주화 세대를 "민주건달들"이라고 지칭하며 현 정부를 비판했다.
홍씨는 19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왜 집권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무슨 국정 철학을 갖고 있고, 무슨 정치철학을 갖고 있는지, 무슨 미래 청사진을 갖고 있는지 보이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 최고지도자라면 국민 사이에 의견이 분열돼 있는 현안에 대해 자신의 뜻을 피력하고 토론하고 설득하고 추진하고 돌파해야 한다. 욕먹을 각오를 해야한다"며 "안감힘이라도 써야한다. 그런데 정치가 팬덤화되다 보니 비판적 목소리는 아예 외면한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의 핵심부에 있는 586운동권을 향해선 "제대로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실제로 돈 버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도 모르는 민주건달"이라고 일갈했다.
검찰개혁에 대해선 "지금 만들려는 공수처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면서 "더 큰 권력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프랑스를 사례로 꼽았다. 프랑스에서는 검찰이 기소를 독점하지 않고 범죄 피해자가 직접 소추할 수 있는 사소권(私訴權)을 인정함(사인소추제도)으로써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제한하고 있다.
홍씨는 "이처럼 시민적 통제가 가능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 민주적 통제이고, 국회가 할 일이고, 검찰개혁"이라며 "그런데 지금은 윤석열만 제거하면 된다, 싫으면 내 편에 서라가 검찰개혁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달에도 현 정권을 비판하는 '우리 대통령은 착한 임금님'이라는 칼럼을 한겨레 신문에 기고한 바 있다. 홍씨는 "(문 대통령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평생 먹을 욕을 다 먹었다. 나이 칠십이 넘은 내게 '헛소리 그만하고 (파리로) 가서 택시운전이나 하라더라"며 "하지만 지금 대통령을 보면 제 뜻이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보수는 보수가 아니듯, 진보도 진보가 아니다"며 "분단체제에서 수구세력, 즉 극우적인 반북 국가주의자들이 보수를 참칭했고, 반일 민족주의를 앞세운 자유주의 보수세력이 진보를 참칭한 것"이라고 전했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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