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정의당 원내대변인이 18일 '구의역 사고' 관련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한 시 한편을 소개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난 2016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의 승강장 내 스크린도어를 홀로 수리하던 김 군이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며 "이러한 죽음을 당시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던 변 후보자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고 치부하는 발언을 했음이 내부 회의록을 인용한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고 운을 뗐다.
장 원내대변인은 변 후보자에게 "부끄럽지 않으십니까"라며 "김 군의 죽음이 정말로 그저 위탁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입니까. 정말로 김 군이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습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당시 시인 심보선은 김 군을 기리며 구의역 스크린도어에 시 한편을 써 붙었다"며 시 '갈색 가방이 있던 역'을 읊었다. 해당 시는 '작업에 몰두하던 소년은 스크린도어 위의 시를 읽을 시간도 달려오는 열차를 피할 시간도 없었네' '갈색 가방 속의 컵라면과 나무젓가락과 스텐수저 나는 절대 이렇게 말할 수 없으리. 아니, 고작 그게 전부야?'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장 원내대변인은 "위험의 외주화·구조적 재난을 개인의 실수로 치부하는 변 후보자의 안일하고 부당한 현실인식에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며 "죽음의 행렬을 멈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오직 법 제정을 위해 곡기마저 끊은 유족들과 6석 정의당의 힘으로 위태로운 촛불처럼 국회 문턱 앞에 멈춰서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 후보자에 "본인의 잘못된 과거 발언에 대해 뉘우치고 국민 앞에 진정성 있게 사과하라"며 "오늘도 어딘가에서 위험과 죽음을 무릅쓰고 위태롭게 일하고 있는 모든 김군들에게 진심을 담아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던 2016년 6월30일 당시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 회의에서 구의역 사고를 언급하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김 군)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라고 발언한 바 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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