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MSCI 조정, 韓·中 영향 적고 홍콩은 타격
입력 2020-12-17 17:59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EM)지수 내에서 중국 종목 10개가 편출되면서 한국과 중국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증권가는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수혜 강도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에서는 본토와 홍콩 증시가 다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중국 종목 편출로 한국에 유입이 예상되는 패시브 자금은 2000억~2200억원대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의 MSCI EM지수 내 비중은 0.04%포인트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에 따른 패시브 자금의 한국물 매수는 2200억원으로 추산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도 2000억원대 자금 유입을 예상했다. 다만 이는 큰 규모는 아니다. 11월 말 한국 비중이 0.3%포인트 줄어든 것에 비하면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기업 편출 후 MSCI EM지수에 한국 기업이 신규 편입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증권업계 중론이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에 중국 기업 편출 후 새로 종목을 편입시키는 방식은 아니고, 기존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종목들이 빠진 종목들의 빈 공간을 나눠서 채우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MSCI에 특정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종목 편출 후 신규 종목을 편입한다는 조항은 없다"면서 "이번 편출은 미국의 행정명령으로 인해 일회성으로 이뤄지는 것이고, 조 바이든 시대에 이런 조치가 계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MSCI는 블랙리스트 등재 기업 중 SMIC, 하이크비전, 중국위성, 중과서광, 중국철도건설, 중국교통건설, 중국중차 등 총 7개 기업을 제외하기로 했다. 이 중 3개 기업은 홍콩 증시에도 중복 상장돼 있다. 이에 MSCI EM지수에서 중국 본토(편출 종목 6개)와 홍콩 증시(편출 종목 4개)의 비중이 각각 약 0.08%포인트, 0.2%포인트 줄어들 예정이다. 글로벌지수 산출기관의 지수 편출로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에서는 각각 총 95억위안(약 1조5800억원), 296억위안(약 4조9400억원)의 자금이 유출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높은 홍콩 증시는 지수 편출에 따라 다소 타격이 예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예상되는 자금 유출 규모를 따져보면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 일평균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로 제한적이나, 홍콩거래소 일평균 거래대금에서는 23% 정도로 상당하다"며 "다음달 5일 장 마감 후 MSCI 편출 시 중국 본토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나 홍콩 증시는 단기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가영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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