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민연금 3년째 목표 동결…초과성과 의식했나
입력 2020-12-17 17:41  | 수정 2020-12-17 19:54
국민연금이 지난 16일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내년 목표 초과수익률을 0.22%포인트로 결정하자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방어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목표 초과수익률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시장 수익률(벤치마크 수익률)을 초과 달성해야 할 수익률의 목표치로 운용인력 성과급 지급 기준이 된다. 목표치를 낮게 잡은 후 실제로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수록 기금운용본부장 등의 성과급 규모는 커지는 구조다.
17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 목표 초과수익률은 2019년부터 내년까지 3년 연속 0.22%포인트로 정해졌다. 내년 1년간 국내외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해 시장 수익률보다 0.22%포인트 높은 성과를 내겠다는 뜻이다. 국민연금의 목표 초과수익률은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2010~2011년에는 0.45%포인트였지만 2012년 0.41%포인트, 2013년 0.38%포인트, 2014년 0.20%포인트를 기록했다. 2015~2017년 0.25%포인트로 올라갔지만 2018년 0.20%포인트로 떨어졌고 2019~2020년 0.22%포인트로 동결됐다.
국민연금이 국내외 주식시장 활황에도 보수적인 목표를 잡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공격적인 목표를 잡을 경우 높은 수익률을 달성해도 비판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목표 초과수익률 이상 성과를 낸 경우는 2017년과 2019년 단 두 번뿐이다.
방어적인 목표 제시는 기금운용본부 운용역의 성과급에도 영향을 미친다. 운용역 성과급은 목표 달성률에 직접 연동된다. 지난해의 경우 목표는 0.22%포인트였지만 실제로는 0.46%포인트 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해 기금운용본부 운용직 1인당 성과급은 5657만원으로 2018년(3435만원) 대비 2222만원 증가했다. 국민연금이 올해 목표 초과수익률을 0.22%포인트로 결정할 때 작성한 보고서에도 이 같은 내용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한 '2020년도 목표 초과수익률안'에 따르면 낮은 목표 초과수익률은 운용직의 보수 수준 및 성과급 지급 등 동기부여 효과가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금운용위원회가 승인한 목표는 유사 펀드들과 비교할 때 운용 능력 상위 25% 수준"이라며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안정적으로 국민연금 기금을 운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에 따라 2021년도 목표 초과수익률을 현행과 동일하게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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