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주 천안 파주…규제지역 36곳 추가지정
입력 2020-12-17 17:35 
강남3구에서 집값 상승폭이 가장 큰 송파구 전경. [매경DB]
정부의 잇단 규제에도 불구하고 강남 집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북 아파트들이 20억원을 넘어서며 신고가를 경신하자 상대적으로 강남 집값이 싸 보이는 심리적 착시효과로 강남에 다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도 연일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 국토부는 17일 부산 9곳, 대구 7곳, 광주 5곳, 울산 2곳 및 파주·천안·전주·창원·포항 등 총 36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2월 둘째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29% 올랐다. 지난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27% 오르며 부동산원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8년7개월 만에 최고 수치를 기록한 바 있는데, 이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지난 7월 말 시행된 임대차 2법으로 인한 서울·수도권 전세 품귀로 전셋값이 뛰자 전세 수요 일부가 주택 매수로 돌아서면서 집값을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갭투자 수요까지 가세해 집값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강남3구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01%포인트 오른 0.04%를 기록해 상승폭을 키운 가운데 강남3구 아파트값은 서울 평균가보다도 올랐다. 송파구는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난주 0.04% 상승에 이어 이번주는 전주 대비 0.08% 올랐다.
실제 서초구 반포동 '반포미도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3일 20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고,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54㎡도 지난 8일 54억원에 손바뀜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집값 상승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나 최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계약된 잠실엘스 119.93㎡은 29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새로 썼다. 삼성동 롯데캐슬 킹덤 148㎡가 24억5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등은 지난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며 한동안 거래가 뜸했지만, 최근 지방과 강북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매력이 커져 집값이 오르고 있다. 전셋값이 치솟아 갭투자가 한층 쉬워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송파동 송파헬리오시티 84㎡는 최근 20억1000만원을 기록하며 가격차를 좁혔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전셋값이 뛰면서 매매가격과의 차이가 기존 15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내로 들어와 갭투자가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강북과 지방광역시 집값이 강남권과 가격차를 좁히면서 매수세가 강남권으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부터 세 부담이 늘자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가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방 아파트 한 채가 15억원, 강북 아파트 한 채가 20억원 넘는 상황에서 오히려 강남이 저렴해 보이는 심리적 착시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부의 잇단 규제에도 부동산시장이 진정되지 않자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공급 기반을 무너뜨리고 계속 규제만 하다 보니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오히려 집값 상승률이 보장된 지역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번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0.20% 올라 지난주(0.18%)보다 상승폭을 키웠고, 지방 역시 0.38% 올라 지난주(0.35%)보다 상승폭을 확대했다. 전국 전세는 전주 대비 0.30% 오르며 68주 연속 올랐고, 서울 전세가격은 전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0.14% 상승했다. 서울 전세는 77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국적인 전세난이 아파트값을 밀어 올리며 전국 아파트값은 66주 연속 상승했다. 파주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1.11% 오르며 4주 연속 1%대 상승을 이어갔고, 울산도 0.79% 올랐다.
[권한울 기자 /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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