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애매한 3단계 규정에 당혹스런 유통업계…백화점 "매일 매출 150억씩 날아갈 판"
입력 2020-12-16 09:12  | 수정 2020-12-23 09:37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상향을 검토하면서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거리두기 3단계 시 대규모 점포는 문을 닫아야할지 여부가 아리송한 때문이다. 현장 곳곳에서는 연말 특수를 앞두고 발주량을 예측하지 못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16일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거리두기 3단계 시행 시 대형 유통시설(종합소매업 면적 300㎡ 이상)은 집합금지 대상이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규모 점포는 매장면적의 합계가 3000㎡(약 900평) 이상인 ▲대형마트 ▲전문점 ▲백화점 ▲쇼핑센터 ▲복합쇼핑몰 등이다.
먼저 백화점과 아울렛, 복합쇼핑몰은 거리두기 3단계 시 문을 닫아야 한다.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된 지난 주말(12월 12~13일) 백화점 3사 매출은 전년 동기간대비 8~14% 가량 줄었다. 여기에 거리두기 3단계로 크리스마스 등 연말 대목을 놓칠 경우 하루 100~150억원 가량의 피해를 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생필품을 파는 식품관만이라도 문을 열 수 있게끔 층별 운영을 허용하는 방안으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아직 없다. 규모로는 집합금지 대상이나 마트가 필수 시설로 지정돼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편의점과 마트(300㎡ 이하) 등을 필수 시설로 정하고 거리두기 3단계 시 집합금지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재난 상황 시 생필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대형마트를 필수 시설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발주량을 쉽게 예측하지 못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 서울시가 주말을 앞둔 지난 5일 일반 영업시설에 대해 '9시 셧다운' 조치를 내리자 대형마트 현장에서는 신선식품 등 발주를 급히 취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에 거리두기 3단계 대 대형마트를 집합금지 시설에서 제외해줄 것을 건의한 상황이다.
이케아와 롯데하이마트 등 전문점은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이케아 국내 1호점에 위치해있는 경기 광명시의 경우 이케아를 대규모 점포로 분류하고 방역수칙 점검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케아 관계자는 "정부의 지침에 따라 방역수칙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온라인 쇼핑몰은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 12~13일 매출은 전월 동기간대비 4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마켓컬리에서도 매출이 40% 가량 늘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업체 오아시스마켓은 주문이 폭주하자 이날 오후께 당일 접수를 조기 마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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