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평생 육체 바치고 산다"…가사도우미에 '성노예' 강요한 40대
입력 2020-12-14 14:16  | 수정 2020-12-21 15:03

가사도우미에게 성노예 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한 40대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부산지법 제6형사부(최진곤 부장판사)는 감금치상과 강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4살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오늘(14일) 밝혔습니다.

판결문을 보면 A씨는 지난 7월 27일 오후 4시 40분께 부산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가사도우미 B씨에게 "청소 상태가 마음에 안 든다. 컴플레인을 걸겠다"고 말한 뒤 미리 작성해 둔 '성노예 계약서'를 건네면서 이름을 적고 서명할 것을 강요했습니다.

색종이로 된 성노예 계약서에는 '나는 평생 몸과 육체를 바치고 산다. 당신의 영원한 노예가 될 것을 약속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비밀로 한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이를 본 가사도우미가 공포감을 느끼며 집 밖으로 나가려 하자 A씨는 뒤따라가 허리를 잡고 벽으로 밀쳐 눌렀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사도우미 B씨는 겁에 질려 '살려 주세요'라고 고함을 질렀고, 이 소리를 들은 인근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A씨 주거지에 출동해 보니 가사도우미가 현관 앞 계단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있고, A씨는 피해자 앞에서 서 있었습니다.

A씨는 가사도우미 B씨에게 '성노예 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하고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피고인 측은 재판과정에서 감금될 만한 행위를 하지 않았고 갑자기 흥분해 밖으로 나가려는 피해자가 미끄러져 다치지 않도록 하거나 안정시키려는 의도로 피해자의 손목을 잡았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증거를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행동 자유를 구속함으로써 감금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상해를 입게 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인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성노예 계약서 서명을 강요하며 감금, 상해를 입힌 것으로 죄질이 매우 나쁘고 피해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다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초범인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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