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캠프` 출신 콘텐츠진흥원장 연임하나…문체부, 임기 보름 앞두고 새 원장 공모 안해
입력 2020-12-14 11:11  | 수정 2020-12-14 11:41

정부가 최근 3년연속 공공기관 평가 C등급을 받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의 김영준 원장 임기를 보름 앞두고도 차기 원장 공모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원장의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내부에서는 반발이 일었다. 김 원장은 문재인 대선캠프 출신으로 취임 당시에도 '낙하산 논란'이 일었던 인물이다.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콘진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김영준 콘진원 원장은 오는 28일 임기가 끝나지만 정부는 아직 새 원장 공모 여부조차 정하지 않았다. 문체부는 "콘진원 원장 임기만료에 따른 차기 원장 임명과 관련해 현재 검토 중에 있다"면서도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구성 등의 절차는 진행된 바 없다"고 밝혔다.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에 관한 지침'은 원칙적으로 해당 임원의 임기만료 2개월 이전에 구성 임추위를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임추위조차 구성하지 못한 것이다.
콘진원도 "신임 원장 선임절차의 진행은 문체부 결정 통보 시 즉시 추진 될 수 있도록 절차수행 준비를 완료 해 놓은 상태"라면서도 "현재까지 (박양우) 문체부 장관의 결정을 통보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콘진원 자체 규정은 임원 후보자 공모시 모집기간을 2주 이상으로 하도록 했다. 김 원장의 경우 2017년 취임 3개월 이전에 이미 임추위가 구성돼 해당 원장 초빙 공고를 냈다.

콘진원 노조는 김 원장 취임 이후 콘진원이 낮은 평가를 받은 점 등을 들어 "정부는 새 기관장 선임 절차를 서둘러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한국콘텐츠진흥원지부는 지난 9월28일 박양우 문체부 장관을 향한 성명서에서 "콘진원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근 3년 연속 C등급을 받았다. 2018년 경영관리 성적은 D로 모두 통합 진흥원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새 기관장을 임명함으로써 분위기를 일신하고 콘진원이 경영 공백 없이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원장 공모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실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28조는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임원의 임명권자는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고려해 임원의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원장은 취임 당시부터 낙하산 논란이 있었던 인물이다. 김예지 의원실이 입수한 2017년 김 원장의 지원서에 따르면, 김 원장은 콘진원의 첫번째 당면 과제를 '문재인정부 국정철학의 정확한 구현'이라고 밝혔다. '조직의 신뢰 회복 및 역할 재정립'과 '수요자를 강조한 새로운 콘텐츠 선순환 체계 구축'은 다음 순위였다. 또 지원서 경력사항란에는 '더불어민주당 19대 대선후보 문재인 중앙선거대책위원회 SNS본부 부본부장' 임을 주요경력으로 기재했다. 김 원장은 1995년~2013년까지 다음기획(현 디컴퍼니) 대표를 맡은 인물이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방송인 김재동 씨 등이 이 회사 출신이고 가수 윤도현 씨가 현재 대표를 맡고 있다.
김예지 의원은 "김영준 원장은 문재인 대선캠프 출신으로, 탁현민 의전비서관과의 친분으로 낙하산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라며 "문화의 탈정치화를 주장했던 문재인 정부가 친문 인사를 콘진원 원장에 앉힌 것은 후안무치한 인사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공기관의 장은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콘진원의 경영성과가 형편없어 내·외부 우려가 깊은 상황을 고려해 조속히 신임 원장 공모 절차를 진행할 것을 강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원장은 지난 2018년1월 기자회견에서 "탁 행정관(당시 직책)은 6년간 같은 회사에서 일 했지만 저의 (원장 선임)과정에 대해선 1도(하나도) 알지 못한다.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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