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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신조와 박상열, 그들이 그립다 [김대호의 야구생각]
입력 2020-12-14 10:06 
뉴욕 메츠 시절 신조 쓰요시(왼쪽), 한화 코치 재직 당시 박상열(오른쪽). 사진=AFPBBNews=News1/한화이글스 홈페이지
MK스포츠 김대호 기자
신조 쓰요시(48)가 최근 일본 프로야구 복귀를 시도해 화제가 됐다.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50세가 되는 신조는 12구단 공동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는 등 강한 복귀 의지를 나타냈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신조는 현역 시절 워낙 톡톡 튀는 언행을 자주 해 ‘우주인 ‘외계인으로 불렸다. 한신, 닛폰햄 등에서 선수생활을 한 신조는 2001년 연봉 2200만 엔(약 3억 원)을 받고 뉴욕 메츠로 옮겼다. 그때 한신에서 신조에게 제시한 금액은 5년 12억 엔(약 166억 원)이었다. 한신 대신 메츠를 선택한 신조의 말이 걸작이다. 한신에서 내민 계약서 금액의 숫자가 너무 길어 잘못 보고 도장을 찍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신조가 남긴 가장 유명한 말은 단연 이것이다. 기록은 이치로에게 맡기고, 기억은 나에게 맡겨라.”
일본에 신조가 있다면 한국 프로야구엔 박상열(65)이 있다. 박상열에 관한 일화는 수없이 많다. 1970년대 경리단(육군) 시절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벌인 헌병과의 활극, 포항제철 시절 조폭과의 맞짱 사건은 야구계에 전설처럼 내려온다.
1985년 OB 베어스 시절 대구 수성못 실종 해프닝은 지금도 아찔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런 박상열을 관통하는 진짜 키워드는 ‘의리다. 1974년 동대문상고(현 청원고)를 졸업한 박상열은 기업은행에 입단하면서 평생의 은사 김성근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을 만났다. 그 동안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박상열은 40년 넘게 김성근 감독 옆을 지킨 ‘의리의 사나이다.
레오 듀로셔 전 LA 다저스 감독은 사람 좋으면 꼴찌(Nice guys finish last)”라고 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신조나 박상열은 참 어리석은 사람이다. 당장의 이익이 눈 앞에 놓여 있었지만 외면하고 명분과 소신을 선택했다.
적당히 사고도 치고, 잡음도 일으키는 ‘괴짜가 우리 사회에서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그들의 기개와 순수, 열정, 낭만이 그립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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