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민주, 양강 구도 속 호적 '눈치'…당내 의원 사이에 관망세 두드러져
입력 2020-12-13 09:49  | 수정 2020-12-20 10:03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박스권 양강 구도 속에 당내 의원들 사이에 관망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통상 대선을 1년반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는 미래 권력을 구심으로 배타적 세력 재편이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팽팽한 양강 구도가 이어지자 무게 중심이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주류인 친문(친문재인)계가 여전히 흐트러짐 없는 대오를 유지하면서도 정작 확실한 '친문 후보'가 없는 상황도 이 같은 현상에 한 몫 합니다.

대표적으로 당내 의원 모임에서'이중 호적'을 유지하는 의원들이 상당수 눈에 띕니다.


친문계 집결로 시작부터 주목받은 '민주주의4.0연구원'의 경우도 현역 의원 56명 중 3분의 1 가량인 19명은 당내 다른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회원입니다.

진보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더미래나 김근태계가 주축이 된 민평련은 친노 정체성을 근간으로 하는 현재 친문계와는 노선을 달리합니다.

민주주의4.0에는 이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최인호 수석대변인과 김영배 정무실장, 강선우 대변인 등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박광온 사무총장도 애초 창립회원으로 가입하려고 했지만, 당직을 고려해 일단 보류했습니다.


이 대표 최측근인 오영훈 비서실장은 민평련과 더미래 멤버입니다.

이 지사 측에서는 김영진 이규민 의원이 민평련 회원이고, 이동주 의원은 민평련과 더미래에서 동시에 활동 중입니다.

한 중진 의원은 오늘(13일) "이 대표와 친밀한 의원 중 몇 명은 정세균 총리와도 가깝게 지내고, 전해철 의원조차 지방선거 때 부딪혔던 이 지사와 관계를 조정하지 않았나"라면서 "여기저기 보험을 들려는 이중 멤버십이 흔해졌다"고 촌평했습니다.

여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확실한 구심점이 없다는 무의식적 불안감에 무리를 짓고 소속감을 느끼고자 하는 움직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주의4.0이 제시한 '정당 집권론'도 이런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당이 집권 설계도를 먼저 그려놓고, 여기에 맞는 인물을 대선 후보로 찾는 순서로 가자는 주장입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한 사람에게 올인하는 것은 생존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전략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