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韓 은행들 내년 2~3조 대손충당금 더 적립해야
입력 2020-12-10 16:11 

우리나라 은행들이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내년에 2~3조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코로나19 위기로 전세계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막대하게 쌓아야하는 가운데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전망이다.
10일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맥킨지가 발간한 '2020 글로벌은행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은행들이 내년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을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1조1967억 달러 적립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대손충당금 규모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전세계 은행들이 쌓았던 규모(6604억달러)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충당금 규모는 내년에 정점을 찍고 2022년 1조5025억 달러, 2023년 1조1962억 달러, 2024년 1조447억 달러 등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전세계 은행들의 충당금 적립 확대에 따라 한국도 확대해야 한다는 게 맥킨지 분석이다. 맥킨지 한국사무소의 김수호 파트너는 "한국 시중은행이 올해 말까지 2조원 이상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할 전망"이라며 "내년에도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금년 2조원 외에 추가로 2~3조원의 충당금 적립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파트너는 "코로나 관련 대출 지원이 내년 3월에 종료되고 추후 연장되지 않을 경우 은행 자산건전성 악화와 충당금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도 "은행 손실액은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중 담보 비율이 80% 수준이어서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 6개국의 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코로나 발생 5년 뒤에도 발생 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6개국 은행 ROE는 지난해 6%에서 올해 1.7%로 급락한 뒤 2021년 -0.2%, 2022년 2.5%, 2023년 4.3%, 2024년 4.7% 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6개국은 한국 외 일본, 싱가포르, 호주, 홍콩, 대만이다.
전 세계 은행산업의 ROE 역시 2021년 1.5%에서 2024년 8.6%로 회복하지만 이는 2019년의 8.9%대비 여전히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보고서는 전세계 은행들이 코로나로 인해 올해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3조7006억 달러 만큼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년 전세계 은행들의 이익 전망치인 6조2209억 달러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코로나로 인한 이익 감소분이 올해 3716억 달러, 내년 6029억 달러, 2022년 7978억 달러, 2023년 9215억 달러, 2024년 1조68억 달러 등으로 해마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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