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 시국에?"…스케이트장 오픈한 간큰 호텔 알고봤더니
입력 2020-12-10 14:02  | 수정 2020-12-11 13:23
14일 문을 여는 그랜드하얏트 스케이트장.

뜬금없이 이 시국에 '스케이트장' 논란이다. 거의 700명에 가까운 코로나 19 확진자 쏟아지면서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논의가 본격화 한 가운데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가 야외 스케이트장을 오픈해 도마에 올랐다.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 호텔측은 10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연인의 로맨틱한 데이트 장소 및 가족의 겨울 나들이 명소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아이스링크를 오는 14일 개장한다"고 밝혔다.
야외 스케이트 장 개장은 현행 거리두기 규정상 별 문제는 없다.
일반관리시설로 지정된 겨울스포츠 시설에 대한 단계별 거리 두기에 따른 시설운영제한 조치를 보면 빙상장 등 실내시설의 경우 ▲1단계에서 시설 면적 4㎡당 1명 인원 제한 ▲2단계에선 오후 9시 이후 운영 중단 ▲2.5단계에선 집합 금지조치가 각각 적용된다.

야외를 포함한 실외 시설의 경우 ▲1단계에선 기본방역수칙 의무화 ▲1.5단계에선 수용 가능 인원의 절반으로 입장 제한 ▲2단계에선 수용 가능 인원의 3분의 1로 인원제한 ▲2.5단계에선 오후 9시 이후 운영금지 조치가 취해진다. 3단계로 격상이 되면 그때부터 '집합 금지 조치'가 적용된다.
현재 2.5단계가 적용되고 있는 만큼 방역당국의 규정 위반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이번 오픈을 놓고 호텔업계 내에서도 날선 반론들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남산 인근의 또 다른 겨울 야외 스케이트장 명물인 반얀트리 호텔&리조트가 안전과 방역에 동참하는 의미로 올 겨울 스케이트장 오픈을 사실상 접으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그랜드하얏트 측이 스케이트장 오픈과 함께 선보인 패키지에 대해서도 뒷말이 많다. 보건 당국이 집합금지를 위해 만남 자제를 적극 독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케이트장 내에 단체 어린이 생일 파티를 위한 뷔페(22종 메뉴)시설까지 갖추고 '어린이 생일 패키지'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6~7월에만 해도 호텔가 집단 감염이 논란이 된 적이 많았다"며 "물론 영업이 힘들고, 코로나에 억눌린 시민들이 놀 공간이 부족한 건 알지만 그래도 연초 특별 연말 방역기간까지는 자제를 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한다"며 날선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공식 오픈을 선언한 지난 10일은 전국적으로 연이틀 700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3단계 격상에 대한 경고가 쏟아진 시점이다.
겨울 야외 스케이트장 양대 명소였던 반얀트리 측은 올시즌 스케이트장 운영을 접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과감히 스케이트장 운영을 멈췄다"며 "집합을 최소화 한 소규모 크리스마스 마트를 운영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밝혔다.
하얏트 호텔 인근 이태원 주민들의 반응도 염려 일색이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보건당국의 권고를 위반한 건 아니지만 3단계 격상을 앞두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하면 자제했어야 맞는 것 같다"며 "인증샷 정도 찍을 수 있는 소규모 크리스마스마켓 같은 대안을 찾았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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