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인력의 이탈을 막는 게 가장 큰 숙제입니다."(한 대형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국내 ETF 시장에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시장은 계속 팽창하고 있는데 펀드를 운용할 매니저가 부족한 것이다. 이 때문에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ETF 선발 주자들은 인력 이탈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ETF 시장 진출을 노리는 중소형 후발 업체들도 해당 전문인력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ETF 인력 미스매칭을 해결하기 위한 업계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ETF 시장이 커지고 미래 먹거리로 부각되면서 여러 운용사들이 팀장급 ETF 매니저를 확보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한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ETF 운용사는 기껏해야 5~6개뿐이고 인력풀도 적은 편"이라며 "신규로 진입하는 운용사가 늘어나면서 인력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ETF로 자금이 몰리자 기존 대형사들도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인력 미스매칭이 심각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실상 ETF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 인력 수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펀드라는 점 외에는 특별히 다를 게 없지만 펀드매니저들 입장은 다르다"며 "ETF를 하려면 매니저가 지수사업자, 한국거래소, 유동성공급자(증권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액티브펀드 매니저들은 접근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추종하는 지수(벤치마크)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동시에 펀드매니저가 시장에 우월한 위치에 서게 된다. 반면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의 일종인 ETF는 매니저가 지수사업자는 물론 거래소와 상장을 위한 작업을 해야 하고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하는 증권사와의 협업도 필수다.
한 자산운용사 ETF 팀장은 "기존 인덱스펀드 매니저도 ETF를 운용하려면 3개월 정도는 배워야 한다"며 "펀드매니저들이 ETF 매니저가 되면 '갑'의 위치에서 '을'의 위치로 바뀌기 때문에 ETF 운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는 인덱스펀드와 운용방식은 비슷하지만 상장 프로세스 등 일반 펀드와 구조가 달라 운용뿐 아니라 상품 마케팅 측면에서도 경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며 "인력 수급이 여의치 않다 보니 연봉을 높여서 기존 인력을 데려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인력 미스매칭은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ETF 시장 진출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적어도 4~5명은 있어야 한 팀을 꾸릴 수 있는데 대형사는 인력 이탈을 막고 있고, 중소형사의 기존 펀드매니저들에게는 ETF 운용을 맡기기가 어렵다.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기존 대형사 중심의 시장 편중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두 곳이 국내 ETF 총 순자산의 78.5%를 차지한다.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까지 합치면 상위 5개사의 시장점유율은 92.7%에 이른다.
한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ETF 경험이 있는 팀장급 인력이 시장에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공모펀드에서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ETF를 하지 않으면 운용사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력난이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국내 ETF 시장에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시장은 계속 팽창하고 있는데 펀드를 운용할 매니저가 부족한 것이다. 이 때문에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ETF 선발 주자들은 인력 이탈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ETF 시장 진출을 노리는 중소형 후발 업체들도 해당 전문인력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ETF 인력 미스매칭을 해결하기 위한 업계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ETF 시장이 커지고 미래 먹거리로 부각되면서 여러 운용사들이 팀장급 ETF 매니저를 확보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한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ETF 운용사는 기껏해야 5~6개뿐이고 인력풀도 적은 편"이라며 "신규로 진입하는 운용사가 늘어나면서 인력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ETF로 자금이 몰리자 기존 대형사들도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인력 미스매칭이 심각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실상 ETF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 인력 수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펀드라는 점 외에는 특별히 다를 게 없지만 펀드매니저들 입장은 다르다"며 "ETF를 하려면 매니저가 지수사업자, 한국거래소, 유동성공급자(증권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액티브펀드 매니저들은 접근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추종하는 지수(벤치마크)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동시에 펀드매니저가 시장에 우월한 위치에 서게 된다. 반면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의 일종인 ETF는 매니저가 지수사업자는 물론 거래소와 상장을 위한 작업을 해야 하고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하는 증권사와의 협업도 필수다.
한 자산운용사 ETF 팀장은 "기존 인덱스펀드 매니저도 ETF를 운용하려면 3개월 정도는 배워야 한다"며 "펀드매니저들이 ETF 매니저가 되면 '갑'의 위치에서 '을'의 위치로 바뀌기 때문에 ETF 운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는 인덱스펀드와 운용방식은 비슷하지만 상장 프로세스 등 일반 펀드와 구조가 달라 운용뿐 아니라 상품 마케팅 측면에서도 경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며 "인력 수급이 여의치 않다 보니 연봉을 높여서 기존 인력을 데려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인력 미스매칭은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ETF 시장 진출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적어도 4~5명은 있어야 한 팀을 꾸릴 수 있는데 대형사는 인력 이탈을 막고 있고, 중소형사의 기존 펀드매니저들에게는 ETF 운용을 맡기기가 어렵다.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기존 대형사 중심의 시장 편중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두 곳이 국내 ETF 총 순자산의 78.5%를 차지한다.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까지 합치면 상위 5개사의 시장점유율은 92.7%에 이른다.
한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ETF 경험이 있는 팀장급 인력이 시장에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공모펀드에서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ETF를 하지 않으면 운용사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력난이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