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사회생 해운업, 벌크선운임 반등땐 탄력
입력 2020-12-08 17:27  | 수정 2020-12-08 19:43
◆ 2021 韓증시 전망 ⑥ 해운 ◆
올해 코로나19로 글로벌 물동량이 급감했지만 내년에는 원자재 운반을 주력으로 하는 벌크선 수요 증가에 따른 '반등 효과'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컨테이너선운임지수가 급등하며 물동량이 집중되고 있지만 이르면 연말 이후 이 같은 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고 증권가는 전망했다.
8일 해운 업계 등에 따르면 벌크선운임지수(BDI)는 지난 3일 기준 1189를 기록하며 지난달 27일(1230)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대표적 해상운임지수인 상하이 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는 지난 4일 기준 2129.26을 기록해 지난주보다 80.99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년 이후에는 벌크·탱커선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벌크선은 시멘트, 철광석, 곡류 등 원자재 위주 화물을 선적하며 칸막이가 없고 화물창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컨테이너선은 완제품 위주로 선적하며 다양한 종류의 화물을 취급한다.
특히 내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날 경우 원자재 수요 증가에 따라 벌크선 시장 수요가 공급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에 비해 공급(선복량)은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중국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산업 생산이 회복되고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벌크 화물 물동량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NH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KB증권 모두 내년 해운업종 톱픽으로 '팬오션'을 선택했다. 팬오션은 운용 선대 확장과 벌크선 운임이 동반 상승하면서 내년 실적 개선폭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팬오션은 철광석, 석탄, 곡물 등의 벌크 사업이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벌크선 선복량 대비 수주잔액 비율은 6.8% 수준으로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라면서 "내년에는 벌크선 수급이 개선되면서 운임도 상승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팬오션이 운용하는 선박은 2017년 말 기준 27척에서 올해 말에는 37척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친환경 투자 확대로 석탄 수요 감소에 따른 중장기 벌크선 관련 화물 물동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은 위기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1위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HMM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59% 상승했다. 최근 미국 주택 경기 활성화에 따라 가전·가구 수요가 크게 늘고 있고 컨테이너 박스 부족 등으로 컨테이너 해운 운임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 박스 수급 불균형으로 운임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보며 "HMM의 경우 컨테이너 박스에 대한 투자를 이어 왔으며 최근 투자를 통해 컨테이너 박스 4만3200대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연승 연구원은 "운임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컨테이너선의 경우 중국 춘제 이후 운임 조정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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