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똘똘한 한 채` 찾아 강남으로…압구정·개포서 잇달아 신고가
입력 2020-12-08 16:20 
강남 아파트 전경 [매경DB]

지방 집값이 급등하자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살아나고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더해져 강남 집값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5' 전용면적 115㎡는 지난달 9일 30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3개월 만에 이전 최고가(27억8000만원)보다 약 3억원이 올랐다. 인근 미성2차 전용 74.4㎡도 지난달 11일 실거래가 22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거래가는 23억7000만원이었다.
매수 심리가 관망세를 벗어나면서 강남구 개포동에서도 신고가 단지가 속속 나오고 있다. 개포 주공5단지 전용면적 53.98㎡는 지난달 7일 19억원에 손바뀜됐다. 일주일도 안 돼 1억원이 올랐다. 개포주공7단지 전용면적 73.26㎡는 최근 20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추진이 가시화되는 강남 구축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라며 "신고가를 기록한 한양5와 미성2차 모두 재건축 예정 단지"라고 설명했다. 현재 압구정 재건축은 6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곳이 조합 설립을 마치거나 막바지 단계다.
강남 개포동의 개포자이 168.42㎡도 지난달 18일 24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고, 도곡동 우성4차 152.74㎡ 역시 30억2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5㎡는 이달 5일 30억10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동일 면적이 30억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강남구 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지방에서도 현금을 들고와 집도 안 보고 계약한다"며 "똘똘한 한 채를 잡기 위해 가격만 맞으면 그자리서 계약금을 낸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에만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신고가 단지는 21곳에 달했다. 강남구 8건, 서초구 6건, 송파구 7건이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꿈틀대는 이유는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부터 늘어나는 세금 부담에 다주택자들 관심이 교통·학군 등 입지가 뛰어난 강남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 재건축 조합 설립 움직임에 고가 아파트 수요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최근 지방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강남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려는 지방 현금부자들도 영향을 미쳤다.
이같은 심리를 반영하듯 한국감정원 주간 시황도 강남3구 매매가는 최근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강남구는 하락과 보합을 오가다 최근 일주일새 0.04%까지 올라왔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비슷한 흐름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방 대도시 아파트값이 많이 오르자 이를 처분하고 강남 아파트를 매수하겠다는 문의가 오고 있다"며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강남에 똘똘한 한 채 선호도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량 자체는 여전히 많지 않지만 호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고, 최근까지도 관망세를 보이다 조금씩 꿈틀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권한울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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