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2700선 중반에 다다르자 증권가에서 내년에 지수가 3000포인트를 넘을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8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이 내년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3000포인트 이상으로 제시했다.
불과 한달여 전까지만 해도 증권사들의 내년 코스피 밴드 상단은 대체로 2700~2800선이었다. 하지만 올해가 다 가기전에 코스피가 2700선을 넘어서자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더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내년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는 3000시대로 진입할 전망"이라며 "내년에도 한국 주식시장은 차별적인 펀더멘털 매력을 바탕으로 재평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달러 약세, 원화 강세 압력이 2021년에도 유효하다. 코로나19 완화로 인한 수요 회복과 함께 재고축적 수요가 동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글로벌 경기·교역 회복이 코스피의 추가 상승여력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도 중국의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소재, 산업재 업종에서 높은 성장을 기록한 지난 2004~2007년처럼 국내증시가 코로나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년 뒤 예상 이익이 10% 하향 조정돼도 2006년 수준으로 국내 증시의 글로벌 대비 밸류에이션 할인이 줄어든다고 가정하면 지수 전망은 코스피 3150~3200포인트 선"이라며 "지수 하단도 과거보다는 높아질 전망이다. 저금리로 투자 대상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60조원을 넘고 있는 증시 대기자금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증권은 '차화전' 랠리 가능성에 주목했다. 자동차, 화학, 전자(반도체)이 코스피 3000시대를 견인할 것이란 예상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특히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반도체산업이 내년부터 빅 싸이클이 기대되는 점에서 과거 차화정 랠리 이상의 주가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라며 "차화정 랠리 기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인 1.17배만 적용해도 코스피는 30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증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년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 전망치는 고작 1%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코스피는 지난달 이후 20% 넘게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코스피 12개월 예상 주가순이익비율(PER)은 12.9배로 역사적 최상단 부근까지 올라왔다. 또 최근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 흐름도 수출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코스피 상승이 하락보다 상승세가 더 불편할 정도라면서 추가 상승 속도는 주춤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S&P500지수의 변동성을 의미하는 VIX는 아직 20선으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완화되지는 않았음을 시사한다.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도 마찬가지"라며 "주가 상승 탄력은 언제든 둔화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업종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라고 설명했다.
[고득관 기자 kdk@mkinternet.com / 김현정 기자 hjk@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