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수록 남편 닮아가"…22개월 아들 굶겨 죽인 엄마 징역 10년

22개월 된 아들이 성장하면서 남편과 닮아간다는 이유로 식사를 제대로 주지 않고, 건강에 이상 증세가 나타났음에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결국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 친모에게 1심 재판부가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지난 4일 아동학대치사, 시체유기, 아동학대, 아동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 기관 취업제한 10년도 명령했다.
남편과 불화를 겪다 지난 2018년 11월부터 딸 B양(4)과 아들 C군(사망 당시 2세)을 혼자 돌보기 시작한 A씨는 C군이 '남편과 닮아가서 싫다'는 이유로 2019년 6월부터 약 4개월 동안 밥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C군은 지난해 10월 7일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등 이상증세를 보이다 결국 사망했고, A씨는 사체를 택배 상자에 집어넣고 밀봉해 5일간 주거지에 보관했다. A씨는 이후 B양이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말하자 같은 달 12일 새벽 잠실대교 인근 한강에 이 택배 상자를 버렸다.

재판부는 "생후 22개월에 불과했던 피해 아동은 어머니로부터 방치돼 상상하기 어려운 배고픔과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하게 됐다"며 "학대 행위로 피해 아동이 사망에 이른 점에 비춰 법익 침해의 결과 역시 너무나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대를 지켜봤던 B양 역시 큰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보이고, 성장 과정에서 이를 극복해가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혼인 생활이 순탄하지 못했다거나 남편에 대해 분노를 품었다는 이유로는 범행이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진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