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국산 참깨 장사, 세금 4505억 `꿀꺽`
입력 2020-12-07 14:08  | 수정 2020-12-14 14:36

올해 개인과 법인이 체납한 관세는 총 9196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4505억원을 체납한 중국산 참깨 수입업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인 체납 최고액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7일 관세청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0년 고액·상습 체납자' 251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251명 중 개인은 173명, 법인은 78개 업체다. 법인 체납 최고액은 198억원, 1인(개인 및 법인) 평균 체납액은 37억원으로 조사됐다.
올해 처음으로 명단이 공개된 개인과 법인은 각각 6명, 5개 업체로 총 441억원을 체납했다. 명단이 재공개된 개인 167명은 7776억원을, 법인 73개 업체는 979억원을 체납중이다.
특히 중국산 농산물 수입자 장대석씨(66)의 체납액 4505억원은 전체 체납금액의 49%에 이른다. 관세청 관계자는 "세계무역기구(WTO) 양허제도에 따라 일정량의 농산물에 대해선 저율 관세를 무는데, 장 씨는 중국산 참깨를 수입하면서 다른 사람 이름을 도용해 저율 관세를 내다 적발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참깨 수입 때 적용되는 관세는 일정량(40%)을 빼고는 630%에 달한다.
장씨는 지난 2013년 명의도용이 적발돼 밀린 관세 약 2500억원을 부과받았지만, 관세청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7월 해당 소송에서 장씨가 최종 패소하면서 그가 물어야 할 세금은 4505억원으로 불어났다. 오랜 기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기존 체납액에 가산금 75%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장씨 외 4명이 같은 건에 연루돼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포함됐으며, 이들이 내야 할 세금은 총 5600억원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장씨와 관련자들에 대한 추징 작업을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법인 중에는 2013년 동양그룹 사태 당시 그룹 임원의 미술품 빼돌리는 데 연루됐던 서미갤러리가 5년째 부가세 등 16억2300만원을 체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품목별 체납 현황을 보면 농축수산물이 인원대비 28.3%(71명), 체납액대비 78.4%(7214억원)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깨(630%), 녹두(607.5%), 대두(487%), 건고추(270%), 땅콩(230.5%) 등 농축산물에 대한 관세가 고율로 적용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청 관계자는 "관세 체납 관련 감치제도가 올해부터 시행됨에 따라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상습적으로 체납하는 자'를 끝까지 추적해 검찰에 감치를 신청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체납자 은닉재산 관련 신고 포상금(최대 10억원 한도)도 지급하고 있다.
[김희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