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연행 시 경찰 폭행은 정당방위"

【 앵커멘트 】
경찰이 절차를 어기고 연행하는 과정에서 이에 대항해 경찰관을 폭행한 것은 정당방위로 무죄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기종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해 9월, 43살 황 모 씨는 한 음식점에서 종업원을 폭행했습니다.

황 씨는 근처 노래방에서 경찰에 40분 만에 붙잡혔고 순찰차에 태워져 강제연행되던 중 동행을 거부하며 운전하던 경찰관을 때렸습니다.

황 씨는 식당종업원 폭행 혐의는 물론, 공무집행방해와 운전자 폭행죄가 추가돼 기소됐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경찰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황 씨가 폭행 후 40분이 지나 다른 장소에서 붙잡혔고, 범행을 입증할 증거도 없는데다 범행을 부인해 현행범으로 볼 수 없어 경찰이 황 씨를 강제 연행할 근거가 없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한경환 / 서울남부지법 공보판사
- "이번 판결은 체포를 면하려는 과정에서 경찰관을 폭행했다 하더라도 그 체포가 법에서 정한 적법한 현행법 체포요건을 갖추지 아니한 불법체포라면 정당방위에 해당해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법원은 또 폭행죄는 긴급체포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동행을 거부하는 사람을 체포하거나 강제연행하려 한 것은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법원은 황 씨의 종업원 폭행 혐의만 인정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