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월스트리트 휩쓴 `스팩 상장`, 내년엔 유럽이 잇는다
입력 2020-12-04 18:54  | 수정 2020-12-11 19:36

미 월가에서 올해 폭발적 인기를 끈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방식의 상장 열풍을 내년에는 유럽이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유럽이 미국 자본시장을 재편한 스팩 상장 붐을 지켜본 뒤 이를 따라잡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이미 10여건의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스팩은 증권사가 공모를 거쳐 상장해 둔 '페이퍼 컴퍼니'다. 이 페이퍼컴퍼니에 비상장사를 태워 우회상장할 목적으로 설립한다. 통상 까다로운 절차와 적지 않은 부대 비용의 전통적 기업공개(IPO)보다 수월하게 증시에 입성할 수 있다.
올해 미국에선 스팩이 전례 없는 각광을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스팩 190곳이 줄줄이 미 증시에 상장해 630억달러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지난해 스팩 기업(59곳)의 세 배, 공모총액(136억달러)의 네 배를 훌쩍 넘는 규모다. 이런 자본시장의 유행을 유럽이 따라잡으려는 움직임이 나오는 것이다.

유럽에선 올 들어 단 한 번의 스팩 상장도 성사되지 않았지만 현재 은행 세 곳에서 10건의 스팩 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액은 3억달러에 불과하지만 은행 관계자는 "딜이 성사되면 유럽 스팩 열풍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투자은행 RBC캐피털의 다렐 우덴 유럽 주식자본시장 대표는 "미국에서 스팩이 빠르게 진화했고 성공을 거뒀다"며 "일부 유럽국에서 스팩 관련 규제 환경이 더 나아지란 기대가 스팩 상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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