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산업 수요가 많은 철광석·구리 원자재 가격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겨울은 비수기로 통했지만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내년 실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 속에 한국 증시와 뉴욕 증시에서도 관련 종목 주가가 빠르게 뛰는 분위기다. 특히 구리는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수요가 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한국 증시에서는 동국제강과 더불어 '철강 3형제'로 꼽히는 포스코가 전날보다 5.57% 오른 26만550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현대제철은 7.69% 오른 3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은 지난달 27일 이후 일주일 새 주가가 10% 이상 뛰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원자재 시장 철광석 선물 시세와 맥을 같이한다. 앞서 3일(현지시간) 뉴욕 선물시장에서 중국 칭다오항 수입 철광석(2021년 1월물) 가격은 t당 132.52달러로, 2013년 12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겨울에는 철광석 시세가 약세로 접어든다. 건설업 활동이 주춤하면서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 수요도 줄어드는 반면 '최대 수출국'인 호주와 브라질 생산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경제난 대응책으로 하반기 이후 대대적인 건설·인프라스트럭처 확충을 통한 내수 살리기를 선언했고, 미국에서도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용 대규모 인프라 투자 기대감을 키우면서 지난달만 해도 철광석 가격이 10% 이상 뛰었다.
비철금속인 구리도 2021년 1월물 선물 가격이 파운드당 3.505달러를 기록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국 증시에서도 구리 관련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풍산은 이날 하루 주가가 3.97% 오른 2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코덱스 구리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는 1.08% 올랐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도 글로벌 광산 업체 리오틴토 주가가 3.39% 오르고 한 주 새 10% 가까이 뛰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구리는 경제 흐름을 짚어주는 '구리 박사'로 통한다. 건설부터 장비, 인프라, 운송 등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만큼 경기와 밀접한 원자재라는 이유에서다. 원자재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구리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뉴욕 소재 제프리스 투자은행(IB)의 크리스토퍼 라페미나 연구원은 지난달 24일 투자 메모를 통해 "2027년 구리 값 전망치를 기존 4달러에서 4.5달러로 상향한다"면서 "내년부터 전 세계 시장에서 구리 수요가 공급을 상당히 초과할 것이며 앞으로 7~8년간 공급 부족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리 광산 하나가 개발 후 실제 사용허가를 받아 채굴하기까지 7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한 예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2030년을 즈음해 관련 구리 수요가 2배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페미나 연구원은 "올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구리 수요가 99만7000t으로 예상되지만 2030년에는 190만t으로 약 2배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례로 해상 풍력발전소를 통해 전기 1메가와트(㎿)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구리가 15t 필요하고, 태양광과 육상 풍력발전소는 5t이 필요하다.
다만 원자재 가격 급등은 원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해당 원자재 시세 추종 ETF나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은 오를 수 있지만, 반대로 철강사나 금속 가공업체에는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가 하방 압력이 될 수 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통상 겨울은 비수기로 통했지만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내년 실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 속에 한국 증시와 뉴욕 증시에서도 관련 종목 주가가 빠르게 뛰는 분위기다. 특히 구리는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수요가 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한국 증시에서는 동국제강과 더불어 '철강 3형제'로 꼽히는 포스코가 전날보다 5.57% 오른 26만550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현대제철은 7.69% 오른 3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은 지난달 27일 이후 일주일 새 주가가 10% 이상 뛰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원자재 시장 철광석 선물 시세와 맥을 같이한다. 앞서 3일(현지시간) 뉴욕 선물시장에서 중국 칭다오항 수입 철광석(2021년 1월물) 가격은 t당 132.52달러로, 2013년 12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겨울에는 철광석 시세가 약세로 접어든다. 건설업 활동이 주춤하면서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 수요도 줄어드는 반면 '최대 수출국'인 호주와 브라질 생산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경제난 대응책으로 하반기 이후 대대적인 건설·인프라스트럭처 확충을 통한 내수 살리기를 선언했고, 미국에서도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용 대규모 인프라 투자 기대감을 키우면서 지난달만 해도 철광석 가격이 10% 이상 뛰었다.
비철금속인 구리도 2021년 1월물 선물 가격이 파운드당 3.505달러를 기록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국 증시에서도 구리 관련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풍산은 이날 하루 주가가 3.97% 오른 2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코덱스 구리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는 1.08% 올랐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도 글로벌 광산 업체 리오틴토 주가가 3.39% 오르고 한 주 새 10% 가까이 뛰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구리는 경제 흐름을 짚어주는 '구리 박사'로 통한다. 건설부터 장비, 인프라, 운송 등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만큼 경기와 밀접한 원자재라는 이유에서다. 원자재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구리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뉴욕 소재 제프리스 투자은행(IB)의 크리스토퍼 라페미나 연구원은 지난달 24일 투자 메모를 통해 "2027년 구리 값 전망치를 기존 4달러에서 4.5달러로 상향한다"면서 "내년부터 전 세계 시장에서 구리 수요가 공급을 상당히 초과할 것이며 앞으로 7~8년간 공급 부족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리 광산 하나가 개발 후 실제 사용허가를 받아 채굴하기까지 7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한 예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2030년을 즈음해 관련 구리 수요가 2배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페미나 연구원은 "올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구리 수요가 99만7000t으로 예상되지만 2030년에는 190만t으로 약 2배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례로 해상 풍력발전소를 통해 전기 1메가와트(㎿)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구리가 15t 필요하고, 태양광과 육상 풍력발전소는 5t이 필요하다.
다만 원자재 가격 급등은 원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해당 원자재 시세 추종 ETF나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은 오를 수 있지만, 반대로 철강사나 금속 가공업체에는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가 하방 압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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