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글로벌 속도경쟁이 개발에서 접종으로 옮겨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의 대규모 접종을 지시했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승인하고, 미국도 접종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화상회의에서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의 생산량이 며칠 안에 200만 개에 이를 것이라면서 제약업계가 대규모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투데이(RT)가 보도했다. 그는 또 "스푸트니크 V는 세계 최초로 등록한 코로나19 백신"이라며 "스푸트니크 V의 생산 덕분에 우리가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에게 "다음주 말까지 대규모 접종을 시작할 방법을 마련하라"고 명령했다. 골리코바 부총리는 정부가 준비를 갖추면 보고하겠다고 말하자 푸틴 대통령은 보고가 아니라 실질적인 백신 접종을 원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는 자국민들에게 무료로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군인과 의료 인력 일부에 대해서는 접종을 이미 시작했다. 러시아는 스푸트니크 V를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그러나 약품 개발에 통상적으로 거치는 최종 3상 임상 실험을 승인 이후에야 시작해 국제사회는 백신의 안정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스푸트니크 V를 개발한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는 임상 2차 중간 분석 결과에서 95%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앞서 영국은 이날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보건당국은 7일부터 백신 보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화이자의 백신은 임상 최종 결과에서 95% 효과를 보였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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