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과 중국과의 갈등 고조 우려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 들어선 이후 전일까지 여섯 번째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 데 대한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개장 직후에는 미국 정치권에서 약 9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영국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긴급사용 승인된 영향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이내 오름폭을 반납했다.
다만 코스닥은 강세를 보이며 900선을 돌파했다.
2021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일로 평소보다 한 시간 늦게 증시가 개장한 3일 오전 10시 14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2.41포인트(0.09%) 내린 2673.49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39% 오른 2686.38에 시작한 뒤 오름폭을 줄이더니 10분여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코스피는 지난달에 들어선 이후 전일까지 종가 기준으로 여섯 번이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30일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정기변경일 영향으로 외국인이 사상 최대 규모의 매물 폭탄을 던지기도 했지만, 이튿날부터 다시 상승세를 탔다. 전일에는 미국 마이크론이 분기 실적을 상향한 영향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며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간밤에 뉴욕증시는 주요 경제 지표, 미국 부양책 협상, 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 등을 주목하며 혼조세로 마감됐다.
장 초반에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부담에 더해 민간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약세를 보였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민간부문 고용은 30만7000명 증가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47만5000명 증가에 미치지 못했다.
이후에는 추가 부양책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며 반등에 성공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동 성명을 내고 초당파 의원들의 제안을 기초로 해 신속하게 부양책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초당파 의원들은 전일 90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부양책 법안을 제안했다. 민주당이 2조 달러 이상의 대규모 부양책 타결 입장을 고수해 왔다는 점에서 한 발 더 물러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전일 자신의 취임 이후 더 큰 지원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취임 전 일부 부양책 타결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민주당 지도자들이 선의로 행동하겠다는 새로운 의지를 내비쳤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소식이 이어졌다. 영국 정부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조만간 백신이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미 예상됐던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되는 양상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해소 기대감에는 찬물을 끼얹는 바이든 당선인의 발언이 나왔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나 고율 관세 등을 즉각 수정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사를 표하며 이를 옵션으로 활용하겠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이날 코스피에서 주요 업종은 대체로 하락세다. 비중이 높은 전기·전자가 1% 넘게 오르고 있으며, 기계, 의료정밀, 전기가스업 등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종이·목재, 증권, 보험, 철강·금속, 운수창고, 금융업, 통신업 등은 내리고 있다.
투자 주체 별로는 개인이 1879억원어치를 사고 있으며,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841억원어치와 53억원어치를 팔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1234억원 매도 우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르는 걸 제외하면 대체로 하락세다. 네이버는 강보합세를 보이지만, POSCO, 삼성SDI, LG생활건강, 기아차,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등은 내리고 있다.
이날 코스피에서 276개 종목이 오르고 498개 종목이 내리고 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04포인트(0.12%) 오른 900.38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우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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