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막힌 주담대에 새 임대차법까지…올해 전세대출 11개월새 23조 급증
입력 2020-12-03 08:55 
서울 잠실 중개업소 밀집 지역 [매경DB]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주요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 규모가 11개월 새 무려 23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1월말 기준 103조원을 돌파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1월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총 103조3392억원으로, 작년 12월말(80조4532억원)보다 22조8860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누적 잔액은 작년 12월 80조원대로 올라선 뒤 올해 5월 90조원을 돌파하고 10월에는 100조원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불어났다.
이같은 가파른 전세대출 증가세는 전셋값 급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에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전세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전세자금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고가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을 까다롭게 하자 주택 수요가 감소하고 대신 전세 수요가 증가한 탓이다. 또 정부가 지난해 11월에 시가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의 전세자금 대출을 막는 전세대출 규제를 내놓으면서 2~3월에 전세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집중됐다.

하반기 들어선 정부의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여파로 전국에서 전세물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전셋값 급등이 전세대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
다만 11월에는 넉 달 간 폭증하던 전세대출이 1조6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치며, 증가세가 전달보다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일부 은행이 전세자금대출을 연말까지 중단하는 등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이달에도 전세대출 증가세가 크게 꺾이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셋값이 많이 올라있는 데다 전세 물량이 많이 없어진 상태에서 자녀 학군에 맞춰 이사하려고 미리 전세 계약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있었던 점이 11월에도 전세대출 증가가 이어졌던 주요 원인"이라며 "당분간 전셋값 급등 현상이 지속되며 전세대출 증가세가 일정 수준 이상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신 기자 robgu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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