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청년층 사망원인 1위인 '자살'에 장기간의 실업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중소기업중앙회가 한국자살예방협회와 함께 발간한 '중소기업 일자리 편견과 청년 자살 예방'에 따르면 작성자인 김민혁 연세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속적인 실업상태는 청년들로 하여금 경제적 빈곤, 정신건강 악화, 대인관계 단절을 심화시켜 자살에 취약하게 만드는 핵심요인이라고 보았다.
보고서는 중앙심리부검센터에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이뤄진 538건의 심리부검 중 18~39세 이하 자살사망자 총 173명의 사례를 토대로 20~30대의 직업 스트레스를 분석하였다.
심리부검이란 자살 사망자의 유족과 전문가의 면담을 통해 사망에 영향을 끼쳤을 다양한 요인들을 살펴보고, 고인의 삶을 통합하는 과정을 말한다.
분석에 따르면 전체 2-30대 자살사망자 173명 중 89명(51.4%)이 근로(재직) 중이었으며, 실업상태인 자는 57명(32.9%), 학생, 자영업자, 주부 등 기타가 27명(15.6%)이었다.
근로(재직) 중인 자 89명 중 57명(64.0%)이 직업과 관련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사망에 까지 영향을 미쳤으며 실업자 57명 37명(64.9%) 또한 직업과 관련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전체 2-30대 자살사망자 173명 중 사망 전 실업 상태였던 57명(32.9%)을 대상으로 사망 전까지 영향을 미쳤던 직장 내 스트레스 사건은 무엇이 있었는지 복수응답으로 조사한결과 실업상태(퇴직, 해고포함) 스트레스 사건이 27건(57.4%)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기타 13건(27.7%), 직장 내 대인관계문제 4건(8.5%), 이직 및 업무량 변화(6.4%) 순으로 나타났다. 실업상태(퇴직, 해고포함) 27건(57.4%)의 세부 스트레스 지속기간은 실업상태가 1년이상 장기화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청년 자살자에 대한 세부 데이터를 보면 남성 자살사망자가 107명(61.8%), 여성은 66명(38.2%)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두 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수준은 전체적으로 고졸이 74명(42.8%)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후 대학교 졸업(4년제) 50명(28.9%), 전문대졸(14.5%), 중학교 졸업 10명(5.8%), 기타(4.6%), 초등학교 졸업 이하 1명(0.6%)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대는 고졸이 4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30대는 대학교 졸업이 36명으로 가장 많았다.
기선완 한국자살예방협회장는 "중소기업 일자리 인식개선을 통해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와 '취업가능한 일자리' 사이의 불일치 문제를 완화시켜 청년 자살의 주요 원인인 실업난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해 획기적인 정부의 일자리 지원정책이 만들어 져야하며 동시에 우리 사회 구성원 또한 중소기업 일자리를 편견 없이 바라보고,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들어가는 것만을 '성공한 취업', '괜찮은 취업'으로 인식하는 태도를 버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종희 중기중앙회 청년희망일자리국장은 "청년구직자에게 지역별 우수 중소기업 분포와 채용현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정보전달체계를 내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며 한국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인 자살예방을 위해 생면존중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경제단체로서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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