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에 연사로 나서 서울시장 불출마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도 재보선을 앞둔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3040세대가 (당에) 호감이 없다"는 쓴소리를 내놨다. "바로 경선을 준비하기보다는 경제구조 개혁 등 이슈를 중심으로 모여야 한다"는 고언도 곁들였다.
연일 국민의힘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는 안 대표는 2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 연사로 나섰다. 이 모임은 비례대표 초선 허은아 의원이 주최하는 모임인데,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연사로 초청하면서 야권의 선거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서울시장엔 출마의사가 없다"면서도 대선을 염두에 둔 듯 "후보가 되면 좋겠지만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정권교체를 돕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지난달 12일 '더 좋은세상으로' 마포포럼에서도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에 밝힌 바 있다. 안 대표가 공개된 자리에서 불출마를 명확히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데 제1야당 지지율은 변화가 없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초선들에 내놓은 지적이다. 정부의 각종 실정에도 지지율 변화가 답보상태인 이유는 "3040세대 중심으로 제1야당에 대한 호감이 없다는 것이 큰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예상해보자면 굉장히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른 연령층에 비해 3040세대 지지율이 높은 안 대표로서는 야권연대의 유인으로서 자신의 몸값을 높이려는 계산이는 분석이다.
안 대표의 이날 발언은 선거를 향한 추상적 전략에 그치지 않고 보다 구체적 계획까지 이어졌다는 평가다. 안 대표는 "반문연대는 안된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차 확인하면서 "바로 경선에 들어가기 보다는 이슈를 중심으로 모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가 제시한 '이슈'는 "경제구조를 개혁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거래에 정부가 적극적 역할을 할 것, 공정위원회를 개혁할 것" 등이다. 언론을 향해서는 "뉴스를 전달하는 포털들에도 언론사와 같은 수준의 의무와 감시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의 서울시장 불출마 표명 이후 국민의당은 타임테이블을 대선에 놓고 국민의힘과의 야권 연대에 당력을 쏟고 있다. 안 대표는 전날인 1일에는 청와대앞 1인 시위 릴레이를 이어나가고 있는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을 만나 격려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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