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직원 갑질·폭행' 양진호, 항소심서 징역 7년→5년 감형, 왜?
입력 2020-12-01 16:05  | 수정 2020-12-08 17:03

갑질 폭행 및 엽기 행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던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수원고법 형사1부(노경필 부장판사)는 오늘(1일) 이 사건 선고공판에서 양 회장의 2013년 12월 확정판결(저작권법 위반 등 징역 1년 6월·집행유예 3년 선고) 이전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에 추징금 50만 원, 이후 혐의는 징역 3년에 추징금 1천95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해 그 죄에 대해 형을 선고한다'는 형법 조항에 따른 것입니다.

항소심은 원심판결을 대부분 받아들이면서도, 1심이 유죄를 선고한 특수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 기각(기소가 이뤄졌으나 절차상 문제로 유무죄 판단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것) 결정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1심은 피고인이 2013년 6월 피해자를 성폭행하는 과정에서 '위험한 물건'인 휴대전화로 머리를 때리고, 부서진 소파 다리로 허벅지 부위를 폭행한 점에 대해 특수강간 혐의를 인정했다"며 "그러나 증인신문 결과 등을 볼 때 폭행 등을 인정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그렇다면(특수강간을 빼면) 단순 강간 혐의만 남게 된다"면서 "2013년 당시 강간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했는데, 고소가 없었으므로 이 부분 공소 제기는 부적합해 기각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항소심은 양 회장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몰래 들여다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사내 메신저에 설치한 뒤 직원들을 사찰한 혐의에 대해서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정보화 사회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자들에 대한 비밀 보호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피고인은 직원 10여 명과 배우자의 휴대전화에 해당 프로그램을 설치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양 회장과 함께 기소된 해당 프로그램 개발자 A씨는 이날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특수강간 혐의 공소 기각으로 1심의 징역 7년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받은 양 회장은 재판부의 판결문 낭독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양 회장은 특수강간, 강요, 상습폭행,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동물보호법 위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감금, 공동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지난 5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공동상해 혐의는 아내와의 불륜관계를 의심해 대학교수를 감금·폭행한 혐의입니다. 당시 폭행에 가담한 직원 3명은 1심에 이어 최근 2심에서도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밖에 양 회장은 '웹하드 카르텔'을 통해 음란물 불법유통을 주도한 혐의와 자회사 매각 대금 등 회삿돈 167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로도 기소됐는데, 이 사건은 1심이 진행 중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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