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추미애, 장관직에서 단독 사퇴하라"…현직검사 첫 사퇴 요구
입력 2020-12-01 14:20  | 수정 2020-12-08 15:06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동반 사퇴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현직 검사가 추 장관의 단독 사퇴를 요구했다. 검찰 내부에서 추 장관의 사퇴가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진영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는 1일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추미애 장관님, 단독 사퇴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장 검사는 "장관은 더이상 진정한 검찰 개혁을 추진하실 자격과 능력이 없으니 더이상 국민을 상대로 진정한 검찰 개혁의 의미를 왜곡하거나 호도하지 말고 진정한 검찰 개혁을 위해 장관직에서 단독 사퇴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검찰의 정권 하수인 역할을 막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정치적 독립의 실현이라는 오랜 열망의 검찰개혁의 참뜻을, 사실은 오로지 정권에 불리한 수사를 덮고 민주적 통제를 앞세워 검찰을 장악하고자 하는 검찰개악을 추진했다"며 "마치 이를 진정한 검찰개혁이라고 국민들을 속임으로써 그 권한을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년의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에 대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는 이유로 절차와 법리 검토를 무시하고 황급히 감찰규정을 개정하며 비위사실을 꾸미고 포장했다"며 "검찰총장에 대한 위법부당한 직무배제와 징계요구를 감행해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임명권자의 진의를 거스르며 진정한 검찰개혁을 역행함으로써 그 권한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장 검사는 추 장관이 검찰 구성원보단 일부 사건 관계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점도 거론했다.
그는 "진정한 검찰개혁을 이루기 위한 구성원들 충원의 참뜻을 헤아리지 않고 귀와 마음을 닫은 채 오로지 장관편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검찰개혁의 반발로 호도했다"라며 "금융경제 중대사범의 자필 편지보다 못한 취급을 하며 국민들에게 진의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이간질함으로써 권한을 남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해 고발 조치까지 된 모 검사와 정권에 유리한 수사를 담당해 독직폭행으로 기소된 모 검사에 대해 아무런 직무배제나 징계요구를 하지 않았다"며 "계속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하도록 방기하거나 묵인함으로써 권한을 남용했다"고 강조했다.
장 검사는 "여당 대표, 여당 측 5선 의원을 지낸 전문 정치인으로서 뛰어난 정치감각을 발휘해, 검찰총장의 일반적 행보에 온갖 정치적 해석을 덮어씌웠다"며 "정치감각 없이 수사하다 어느 정권에서도 핍박받는 검찰총장을 대선 후보 지지율 1위까지 앞장서 만들었음에도 그 탓을 검찰총장에게 뒤집어씌우며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속였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내편과 정권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내편인지, 아닌지로 실질적인 기준을 삼아 인사권과 감찰권 등을 행사해 이 나라를 무법천지로 만들어 권한을 남용했다"고 부연했다.
장 검사는 "부족한 일선 검사가 이상에서 나열한 정도만으로도 장관님은 더 이상 진정한 검찰개혁을 추진하실 자격과 능력이 없다"며 "이미 장관님이 꿈꾸시는 검찰개혁은 더욱 노골적으로 검찰을 장악해 철저히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임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검찰총장에 대한 위법·부당한 직무배제를 통해 검찰 구성원들로부터 사실상 불신임을 받으셨다"면서 "결코 진정한 검찰개혁의 소임을 이루지 못할 것임이 자명해졌다"고 강조했다.
장 검사는 "따라서 장관님은 더 이상 진정한 검찰개혁을 추진하실 자격과 능력이 없으시니, 더 이상 국민들을 상대로 진정한 검찰개혁의 의미를 왜곡하거나 호도하지 마시고, 오랫동안 열망해 온 진정한 검찰개혁을 위해 장관직에서 단독 사퇴해주십시오"라며 글을 마쳤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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