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능 치고 자가격리되면 논술 못 보나요?"…코로나 공포에 수험생 `멘붕`
입력 2020-12-01 13:40  | 수정 2020-12-08 14:06

"차라리 수능 미뤄졌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이틀 앞둔 수험생들의 불안이 커져가고 있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 조치가 되면 대학은 자동 탈락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9월 자가격리 수험생의 시험 기회를 보호하겠다며 전국을 8개 권역으로 나눠 고사장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권고에 불과해 강제성이 없다.
이 때문에 실제로 다수 대학들이 수시 전형에서 자가격리 대상자의 면접이나 실기·논술시험 응시에 각각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인력 부담 때문에 교육부가 지정한 권역별 고사장에서 실기시험·면접 진행은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 전형위원회가 지난 30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논술·면접 일정 등을 조정한 대학이 100곳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홍익대, 이화여대 등 대학들은 면접일 기준 3일 전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학생까지만 면접 응시가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면접 이틀 전 자가격리자가 된 수험생은 자동 탈락이다. 한양대는 논술 고사를 응시하는 자가격리자에 대해 권역별 고사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시험 전날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학생에 대한 별도 고사실 운영은 내부 논의 중이다.
연세대·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 등도 자가격리자 응시 방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실기 고사 종목을 축소한 대학은 24곳이고 실기 고사 대상 인원을 축소한 곳은 13곳에 달했다.
이화여대 무용과, 동국대 체육교육과, 한양대 음악·연기·무용 관련 학과 등은 자가격리자의 실기고사 응시가 불가능 하다고 설명했다.
수험생 입시 커뮤니티인 '수만휘'에서는 수능 직후 자가격리 대상자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 대학별 고사에 응시할 수 없으니 지원전형의 우선순위를 고려해 수능을 아예 보러 가지 않겠다는 수험생도 다수 있었다.
이 같은 수험생의 불안한 마음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수능에 대한 새로운 방안을 발표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1일 정오 기준 1000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인은 "올해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고3 수험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고사장 방역과 대학 자체고사에 대한 방안, 수능발 유행 확산 방지를 촉구하는 내용의 글을 작성했다. 또 청원인은 "아무런 대책 없이 수험생들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위험한 고사장으로 내몰지 말아 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이 외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차라리 수능을 미뤄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최근 서울 대치동·목동 등 입시학원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현재 방역당국은 수능 외 다른 시험에서는 확진자에게 시험 기회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아직은 수능을 제외한 다른 시험에서 확진자에게 시험 기회를 제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수능과 대학별 고사에 대한 예방·방역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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