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재건축사업 시행자에게 재건축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토지·건축물 소유자에게 이를 팔라고 요구할 수 있게 한 법 조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재건축사업자에게 매도청구권을 부여한 구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조항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7대2 다수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헌재는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주거생활의 질을 높인다는 공공복리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매매대금인 시가에도 재건축으로 인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개발이익이 포함돼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석태·김기영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내며 "주택재건축사업의 경우 정비구역에 살던 대부분의 저소득 주민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거주비용으로 살 수 있었던 생활터전을 상실하고, 그보다 더 열악한 곳으로 밀려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단독주택 재건축지역은 공동주택 재건축같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려운데도 법 조항은 절차적·실체적 보호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결정에 따르면 청구인들은 재건축사업 정비구역 내 토지나 건축물을 소유하고도 재건축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않았고, 이에 조합이 매도청구권을 행사하자 도시정비법 조항으로 재산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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