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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럭키 몬스터’ 김도윤 “‘배우의 길’ 수시로 고민…원동력은 가족”
입력 2020-12-01 07:00 
`럭키 몬스터`의 김도윤은 첫 스크린 주연에 대한 부담감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제공IKAFA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영화 ‘곡성 ‘반도 등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 배우 김도윤(37)이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았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독립영화 ‘럭키 몬스터(감독 봉준영)를 통해서다. 생태 피라미드의 가장 하층에 있는 초식동물에서 괴물로 변해가는 ‘도맹수로 분한 그는 날카롭고도 다채로운 연기로 90분 내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 '럭키 몬스터'는 빚 때문에 아내 ‘리아(장진희 분)와 위장이혼까지 한 ‘맹수(김도윤 분)가 환청처럼 들리는 해적방송 ‘럭키몬스터(박성준 분)의 도움으로 50억원 로또에 당첨된 뒤 감춰진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핏빛 복수극. 맹수가 로또 1등에 당첨돼 수십억의 돈을 가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초현실적으로 그려낸다. 럭키몬스터라고 이름 붙인 환청, 실은 자신의 마음 속 소리이자 또 다른 자아는 그를 폭력적인 괴물로 변신시킨다.
극단적인 클로즈업부터 판타지와 호러, 드라마가 결합된 복합 장르, 과감한 편집에 강렬한 색감, 이색적인 소품 등 기존 상업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상천외한 연출이 이어진다.
김도윤은 배우로서의 고민에도 버티게 하는 동력으로 가족을 꼽았다. 제공IKAFA
Q.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관객들과 만나게 됐는데?
A.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다. 물론 관객들에겐 죄송한 마음이지만. 독립 영화가 개봉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닌데 그런 기회가 우리 작품에 주어져서 기쁘고 행복할 따름이다. 1억이 채 안 되는 예산 안에서 우리 모두가 똘똘 뭉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연기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Q. 작품에 대한 첫 인상은?
A.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땐 그냥 벙 쪘다.(웃음) 예측 안 되는 캐릭터, 복합 장르, 개성 넘치는 시퀀스들이 매치가 잘 안됐다. ‘이게 뭐지? 싶더라. 그러면서도 희한하게 계속 호기심이 생기더라. 분위기가 급전환되는 부분도 꽤 있는데 그런 걸 어떻게 영상화 시킬지 궁금했다. 그 작업에 함께 하고 싶었다. 독특한 색깔에 매료된 것 같다.
Q. 촬영 현장은 어땠나
A. 한 겨울에 찍어서 너무 추웠다.(웃음) 촬영 기간이 빠듯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모든 면에서 여유가 없었다. 체력적으로 한계가 올 때도 있었다. 나도 첫 주연이고, 감독님도 첫 장편 연출작이다 보니 전우애가 있었다. 배우들끼리의 교감도 좋았다. 뭔가 외적으로는 힘든데 내적으로는 행복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많이 생겼다.
Q. 첫 주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A. 일단 정말 감사드린다. 내가 주연이라니. 부담감? 상당했다. 지금도 엄청나다.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건 내가 내 얼굴을 90분 내내 봐야한다는 것이었다. 관객들이 과연 지치지 않고 봐주실까 겁이 많이 났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하긴 했지만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모르겠다. 너무 떨린다. ‘주연의 아우라가 조금이라도 보였길 간절히 바란다.
Q. 캐릭터는 어떻게 준비했나?
A. 도맹수는 약자이지만 강해지고 싶은, 누군가를 지배하고 싶은 욕망이 내재된 인물이다. 급반전이 있는 인물이기도 하고. 평소에는 전혀 할 수 없는 것들을 이 캐릭터를 통해 할 수 있어서 쾌감이 컸다. 흥미롭고 새로웠다.

관객들이 봤을 때 이 인물에 이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함께 어떤 호기심을 계속 자극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 호감을 산다는 것 보다는 러닝타임을 잘 끌고 갈만한 궁금증을 지속적으로 유발하는 게 목표였다.
Q. 쉽지 않은 목표인데?
A. 상황은 극적이긴 하지만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이 일반인은 아예 느낄 수 없을 만한 이질적인 건 아니지 않나. 오히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다. 다만 굉장히 유아스럽고 성장이 덜 된 인물이라 5살 아들에게서 큰 영감을 얻었다.(웃음) 아들이 아내에게 안기는 모습이라든지, 우는 모습,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 등을 자세히 관찰해 캐릭터에 접목시켰다. 쉽지 않았지만 무조건 어렵기만 한 감정은 아니었다.
Q.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A. 작품을 할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고민이 깊은 편이다. 수시로 한다. 하루에도 수백번 ‘연기를 그만둬야겠다, 그래도 해야겠다를 왔다 갔다 한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건 다른 거니까. 그래서 그것을 깨닫는 실험을, 도전을 스스로 계속 하는 중이다.
현재 ‘지옥이라는 드라마를 찍는 중인데 편집본을 보고는 마음이 복잡했다. 다들 너무 잘하더라. 피가 들끓다가도 두렵고, 무섭다가도 흥분되고 왔다갔다 하더라. 계속 그런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 죽기 전에 단 한 번만이라도 스스로 가슴을 치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가능할까?(웃음)
Q. 그렇게 힘들 땐 어디서 힘을 얻나?
A. 가족. 특별히 어디에 풀거나 하진 않는다. 그저 아이와 놀고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알게 모르게 가장 큰 힘을 얻는 것 같다. 배우로서의 나의 욕망과 꿈, 욕심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는 진심으로 달래기도 한다. 가장 절친한 친구인 와이프의 내조도 큰 힘이 된다. 부담감이나 압박감을 줄까봐서인지 굉장히 쿨하고 무관심한데 그러면서도 다 챙겨준다. 항상 고맙다.
김도윤이 주연으로 나선 영화 `럭키 몬스터` 포스터.
Q. ‘곡성 나홍진, ‘반도 연상호, ‘럭키 몬스터 봉준영 감독까지. 신구 스타 감독과 모두 작업했는데?
A. 영광일 따름이다. 나홍진 감독님은 굉장히 철저하면서도 열려 있는 분이다. 끊임없이 배우가 생각을 하게끔 한다. 연기적인 것뿐만 아니라 배우로서의 어떤 태도 등 많은 걸 항상 가르쳐주셨다.
연상호 감독님은 머릿속에 모든 계산이 다 돼 있다고 할까. 누구든 불필요한 수고를 하지 않도록 완벽하게 상황을 이끌어 가신다.
봉준영 감독님은 자신의 색깔이 굉장히 분명하지만 배우들과의 대화에 있어서는 활짝 열려 있다. 교감이 잘 되는, 편안함을 주는 친구 같은 분이다.
Q. 끝으로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관전 팁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A. 머리를 비우고 봤으면 좋겠다.(웃음) 스토리가 어렵다거나 메시지가 마냥 무거운 건 아니지만 장르적으로 복잡하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하고 급전환 요소들이 많아 다소 희한하고 불친절하게도 볼 수 있다. 그것을 그냥 있는 그대로를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한 편의 독특한 성장 드라마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 계층의 문제는 항상 존재해왔던 것이기에 그 단면을 하나 따와 극적으로 만들었을 뿐 굉장히 낯설기만 한 주제도 아니다. 어렵게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독립영화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실 수 있을 거다. 하핫!
영화 ‘럭키 몬스터는 오는 12월 3일 개봉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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