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에…월세 5년만에 최대 상승

임대차 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분류되는 월세 세입자들의 고통이 민간 연구기관 통계에 포착됐다.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 상승률이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임대차법) 시행 이후 연달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차법 이후로 전세를 보증부 전세(보증금이 있는 월세·반전세)로 돌리거나 전액 월세로 전환되는 흐름이 가속화하며 월세 세입자들이 정부 정책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고 진단했다.
30일 KB국민은행의 월간주택동향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02.7로 전달 101.6에 비해 1.1포인트 상승했다. 2019년 1월 월세지수를 100으로 산정해 흐름을 살펴보는 이 지수는 2015년 12월부터 집계를 시작했다. 이 지수는 올해 9월이 되기 전까지 단 한 번을 제외하고는 변동폭이 0.1포인트를 넘긴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 7월에 100.3이었던 것이 8월(100.4), 9월(101.2), 10월(101.6), 11월(102.7) 연이어 올랐다. 임대차법 이후 2.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11월 월세지수는 작년 같은 달 대비 2.79% 상승했는데 이 역시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 상승폭이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월세 시장이 이전과 구조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