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법원을 떠났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30일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전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이 끝난 후 법정에서 퇴정한 전씨는 곧바로 법원을 떠나지 못하고 한동안 머물렀다.
법원 주변 도로에 5·18 단체 회원들이 앉아 농성하면서 경찰이 진출로를 확보하기 위해 출발 시간이 다소 지연됐기 때문이다.
경찰력이 농성 중인 5·18 단체 회원들을 도로 밖으로 밀어내는 사이 전씨는 법원을 나섰다.
전씨 주변에는 부인 이순자 씨가 바싹 붙어 부축하고 있었고, 다른 경호 인력도 주변을 에워싸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재판 결과 받아들이느냐" "광주시민과 국민께 사과 안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씨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차량에 올라탔다.
5월 단체 회원들이 광주로 왔던 도로에서 농성을 하고 있어 전씨를 태운 차량은 다른 길로 해서 서울로 향했다.
법원 주변에서 전씨를 직접 대면해 항의하고 사과를 받으려 했던 5월 단체 회원들은 분노했다.
오월어머니회 소속의 한 회원은 "전씨가 마지막까지 치졸한 모습을 보였다"며 "정말 떳떳하다면 우리 앞에 나서서 입장을 밝혀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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