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더미에서 한 발 디딜 때마다 쥐가 10마리씩 튀어나와요"
'안녕하세요. 현직 환경미화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글의 조회수는 이날 2시 30분 기준 10만회를 넘었다.
자신을 16대1의 경쟁률을 통과한 환경미화원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와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글쓴이는 "쓰레기 차에 매달려서 수거하는 일은 별로 안 힘들다"면서도 "매립장에서는 진짜 힘들다"고 털어놨다.
글쓴이는 "수많은 쓰레기봉투를 일일이 깐다"며 "태울 수 없는 것은 전부 빼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이러한 분류작업은 진 빠질 정도로 힘들다"며 "집게가 못 집는 범위에 있는 것들은 안에 들어가서 눈삽으로 퍼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쓰레기 더미에 들어가면 발이 무릎까지 잠기고 한 발 디딜 때마다 쥐 열댓 마리가 쓰레기 속에서 튀어나온다"고 강조했다.
글쓴이는 "전날 과음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다 게워낸다"며 "연차가 쌓여도 비위는 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매립장에서 숨을 쉬면 공기가 아니라 파리를 마시게 된다"며 "일하다가 잠깐 옷을 보면 구더기들이 달리기 시합을 하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일반 쓰레기봉투에 캔·유리·고철·의류·가전제품만 안 넣어도 감사하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글쓴이는 "육체적으로 고되지만 심적인 부분에서 안정이 된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직 환경미화원 김 모씨(39)는 "이 글에 공감이 됐다"며 "파리 날리고 쥐가 튀어나오는 매립장을 마주하면서 다른 일을 찾아볼까 고민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을 내가 아니면 누가 하겠느냐는 마음가짐으로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글쓴이와 김 씨의 고충처럼 환경미화원의 열악한 처우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대구메트로환경 소속 환경미화원의 일부가 강제로 기부금을 내기도 했다. 지난 11월 6일에는 환경미화원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9월 29일 환경미화원 간담회에서 "그늘진 곳에서 일하고 근무 여건이 매우 열악한 것을 잘 안다"며 "하루아침에 개선되지는 않겠지만 정상화해야 하는 것은 틀림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난 10월 27일 환경미화원을 만나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필수노동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며 "환경미화원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서윤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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