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움츠렸던 화학·정유, 경기 뜨면 더 높이 난다
입력 2020-11-29 18:43  | 수정 2020-11-30 17:38
◆ 2021 韓증시 전망 ① 화학·정유 ◆
내년 코스피가 백두산(2744m)을 넘어서는 강세장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주목받는 종목이 화학·정유주다. 이들 '경기 민감주'가 경기 회복과 맞물려 증시를 실적 장세로 이끌 것이란 기대가 솔솔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롯데케미칼·LG화학·에쓰오일 등을 '최우선 추천주'(톱픽)로 꼽으면서 이들이 내년에 기대되는 제2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장세의 주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화학은 호황 장세로 돌아섰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표적인 소재업종인 화학주의 경우 제품가격과 원재료 간 차이(스프레드)가 실적에 직결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화학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스프레드가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에 가전제품의 외장재로 사용되는 ABS(플라스틱 합성수지)와 바닥재인 PVC(폴리염화비닐)의 스프레드가 각각 37%, 3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원유에서 나온 납사(나프타)로 제품을 만드는 국내 화학업체(NCC)가 경쟁 업체인 글로벌 에탄크레커(ECC)업체의 부진 속에 중장기적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통 스프레드는 경기가 좋아지고 1~2년 후에야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의 경우 하반기부터 스프레드가 돌아섰다"며 "코로나로 인해 위생용품, 포장재, 가전제품 등 언택트와 관련한 수요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정유업종의 경우 업황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전년 대비 9% 줄어든 석유 수요가 내년에는 7% 늘어 하루당 9900만배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전기·수소차 보급 확대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석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있고, 미국·중국 등 글로벌 정제설비 가동률이 70% 수준까지 하락하고 있어 향후 전망이 석유화학 업종만큼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전문가들이 꼽은 화학·정유업종 추천주는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LG화학, 에쓰오일 등이다. 롯데케미칼은 전 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회복돼 내년도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산공장 가동 재개에 따른 3500억원 규모의 기회 손실이 소멸되고 수익성이 회복될 전망"이라며 "내년 영업이익은 267% 늘어난 1조34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석유화학부문 외에도 사업군이 많으나 여전히 화학부문 비중이 높은 한화솔루션(화학·태양광·첨단소재)과 LG화학(화학·2차전지·생명과학)도 전문가들의 톱픽으로 꼽힌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에 대해 "미국·독일 태양광 점유율 1위로 태양광 부문 이익 가시성이 높으며, PVC,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강세로 화학 부문의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조현렬 연구원은 LG화학에 대해 "내년 화학제품 중 순증설 부담이 가장 작은 제품군이 PVC와 가성소다인 점이 긍정적"이라며 "화학과 배터리의 추가 성장으로 내년도 영업이익은 33% 늘어난 3조460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유주 중에서는 에쓰오일이 꼽힌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질유 중심으로 마진이 개선되고 올레핀(불포화 탄화수소) 수익성이 향상될 수 있다"며 "경쟁사와 대비해 투자 부담이 작아 주당 배당금(DPS) 지급 정상화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정유주 투자 시 정유사들의 비정유부문 투자 움직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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