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서학개미, 달러 약세에 美주식 더 담았다
입력 2020-11-29 17:25  | 수정 2020-11-29 19:21
원화 강세·달러 약세 기조 속에서 서학개미(뉴욕 증시에서 투자하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미국 주식을 더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원화 강세를 되레 미국 주식 저가 매수 기회로 보면서 환전·매수 타이밍을 재는 분위기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1~27일) 중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액은 총 90억5103만달러(약 10조원)를 기록했다. 지난 10월(73억2193만달러)보다 23.6%나 늘어난 것이다.
흔히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 보유한 미국 주식의 원화 환산 가치가 떨어져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하지만 서학개미들은 달러 약세를 두려워하지 않고 개별 종목의 시세차익 가능성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달러화 가치가 최대 20%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월가 추정까지 나오면서 서학개미들 사이에서는 환전 타이밍이 또 다른 수익률 변수로 떠올랐다. 최적의 환전 타이밍을 예측하기 힘든 데다 뉴욕 증시가 열리는 시간대는 시차상 은행 창구를 통한 실시간 환전이 어렵다.

증권사 통합증거금을 활용하는 수익률이 그러지 않는 경우보다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증권이 미국 테슬라 주식을 5억원어치 투자한 고객 사례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7월 1일~11월 2일 통합증거금을 활용해 1억원씩 다섯 번 환전해가며 테슬라 주식을 사들인 경우 원화 환산 수익률(11월 27일 기준)이 57.4%에 달했다. 반면 7월 1일 5억원을 달러당 1203.4원에 한 번에 환전한 후 11월 2일까지 해당 주식을 다섯 번에 걸쳐 매수한 경우를 가정한 원화 환산 수익률은 54.3%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통합증거금은 환전 비용이 비싸다는 인식이 있지만 환율을 예상하기 힘든 만큼 통합증거금을 활용해 적절한 타이밍에 분산투자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증거금은 증권사 계좌에 있는 원화로 해외 주식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실시간 환전해주는 서비스다. 실제 환전은 한국시간 '당일'이 아니라 '다음 영업일'의 1회차 매매기준율로 정산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장외환전수수료'가 붙는다.
실제 정산이 이뤄지는 기준일인 '다음 영업일'에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원화를 더 내고 달러를 사들인 셈이 돼 환전 손실을 볼 수 있지만 원화 가치가 오르면 사정이 달라진다.
현재는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유진투자증권 등이 실시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내년 상반기에 도입할 예정이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