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89) 전 대통령의 5·18 사자명예훼손에 대한 공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광주 시민을 향해 헬기 사격을 했었다고 주장해 온 고(故) 조비오 신부를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칭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사자명예훼손죄는 사실을 적시하더라도 성립되는 명예훼손죄와는 달리 허위사실로 고소인의 명예를 훼손한 점이 인정돼야 한다.
따라서 이번 재판의 가장 큰 쟁점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는지의 유무다.
전 전 대통령이 헬기 사격이 있었음을 알고도 고 조비오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칭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전 전 대통령 측은 관련 증거가 없다는 점과 대대적으로 헬기사격이 있었다면 목격자가 더 많아야 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헬기 사격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기갑 학교 부대사 등 각종 군 문서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일빌딩 감정 결과 등 회고록 발간 당시까지 헬기사격에 부합하는 자료가 다수 존재했음에도 피고인은 조 신부의 주장을 거짓말이라고 단정했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을 사자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의 법률대리인 김정호 변호사는 29일 "전두환이 적극적으로 왜곡에 나서지 않고 최소한 침묵이라도 했다면 진행되지 않았을 재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재판은 형식적으로는 고 조비오 신부 개인의 명예훼손을 가려서 전두환이 유죄인지 무죄인지 판단하는 재판이지만 본질적으로는 80년 5월 항쟁 기간 헬기 사격이 있었는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재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30일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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