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의 실형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김선희 임정엽 권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장관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에게도 징역 5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현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과 함께 낙하산 인사 근절을 천명했으나, 이 사건 수사 결과 코드에 맞지 않으면 법률상 신분 보장도 무시하고 자리에서 내쫓거나 낙하산 선발하는 행태가 확인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법령에 주어진 자신들의 권한을 남용해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의 직위와 공무원 조직을 피고인들의 사유물로 전락시켜 사안이 무겁다"며 "전 정권이 인사권 남용의 폐단으로 법의 심판을 받는데 (현 정권이) 인사권을 사유화해 참담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최후진술에서 "어떤 개인적인 욕심도 없었고, 전체적으로 환경부의 역할을 가장 잘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해왔을 뿐"이라며 "손가락질을 중단하고 효과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공공기관은 법원처럼 정권으로부터 완벽하게 독립된 기관이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선거로 민주적인 정당성을 획득한 정부가 새 정책을 수행할 사람을 발굴하고 일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막는다면 민주주의에 반하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신 전 비서관의 변호인도 "우리나라 최고 권력기관인 청와대라는 돋보기를 벗고 이 사건을 다시 봐달라"며 "이 사건은 정권교체로 새 인사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종전 관행을 따르려는 공무원들과 입장 차이로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정권 때 임명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 15명에게 2017년 12월부터 작년 1월까지 사표 제출을 요구해 이 중 13명에게서 사표를 받아낸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들은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의 공모직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장관이 점찍어 둔 후보자가 임명될 수 있도록 지시를 내리는 등 채용 비리에 개입한 혐의도 있습니다.
특히 검찰은 김 전 장관 등이 환경공단 상임감사 김 모 씨에게 사표를 제출하라고 종용하고, 김 씨가 불응하자 `표적 감사'를 벌여 2018년 2월 물러나게 한 뒤 친정부 성향 박 모 씨를 후임자로 임명하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