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윤석열 집행정지 신청, 관건은?…과거 MB 때 사례 보니
입력 2020-11-27 17:03  | 수정 2020-12-04 17:03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 정지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내주 초 열리는 가운데 집행정지(효력정지) 요건인 '긴급한 필요성'이 인정될지 주목됩니다.

오늘(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배제 명령에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의 심문은 오는 30일 오전 11시에 열립니다.

두 사람은 지난 수개월 동안 채널A 사건 수사와 검찰 개혁 등 현안을 놓고 여러 차례 충돌했지만, 법정 다툼으로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는 추 장관이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 청구와 직무 배제라는 칼을 뽑아 들고 이에 윤 총장이 "법적 대응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을 때부터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집행정지란 행정청의 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처분의 집행을 잠시 멈추는 법원의 결정입니다. 소송 끝에 처분이 취소되더라도 이미 발생한 손해를 돌이킬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되려면 처분을 긴급하게 중단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돼야 합니다. 행정소송법은 집행정지 요건을 '처분 등이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라고 정합니다.

이 때문에 본안 소송과 집행정지에서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흔합니다. 정연주 전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 취소 소송(본안 소송)과 효력정지(집행정지) 신청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1·2심과 대법원까지 모두 집행정지 신청은 "해임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야 할 만한 긴급한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됐지만, 해임 취소 소송에서는 정 사장이 승소했습니다.

이에 따라 윤 총장과 대리인인 이완규·이석웅 변호사는 직무 배제 처분으로 발생하는 피해가 얼마나 무거운지 강조하면서 집행정지 필요성을 재판부에 호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법원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심의위원회가 열리는 다음 달 2일 전에 직무 배제에 대한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할지도 주목됩니다.

재판부가 사건을 배당받은 당일 곧바로 심문기일을 지정한 것에 비춰볼 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심문 당일 결론을 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집행정지 사건의 경우 당사자들이 원하는 경우 심문이 종결된 당일 곧바로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집회 금지 처분을 받은 단체들이 신청한 집행정지도 법원이 1차례 심문한 뒤 같은 날 판단을 내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심리해야 사항이 많고 복잡한 경우 결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만약 30일 윤 총장이 법원의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하고 이틀 만인 다음 달 2일 징계심의위를 거쳐 해임된다면 검찰은 또 극도의 혼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 총장은 자신에 대한 징계 사유가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어 징계가 내려지면 또다시 징계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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